올해 한국 투자자들의 유럽주식 매수 규모가 2억9000만달러를 넘겨 3억달러 돌파를 앞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중국발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전례없는 유동성이 풀리고 '서학개미' 투자 열풍이 분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유럽 경제 회복 기대감이 커진 영향입니다.
26일 한국 예탁결제원 데이터를 보면 올해 1월 1일~5월 26일 동안 한국 투자자들이 사들인 유럽 주식은 총 2억9345만달러(약3275억원)을 넘어섰습니다. 아직 상반기가 되지 않은 시점이지만 3억달러를 코앞에 둔 수치입니다. 한국 투자자들의 유럽주식 매수세는 지난 2019년 한 해 1억365만달러, 2020년 한 해 2억1151만달러를 기록한 바 있는데요. 지난 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시중에 유동성이 풀린 점과 더불어 국내 증권사들이 유럽 주식 직구 서비스를 앞다퉈 도입한 영향으로 풀이 됩니다.
25일 유럽증시에서 유로권 대표 주가지수인 유로스톡스50지수는 전날보다 0.011% 올라 약보합세였지만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4036.04에 거래를 마쳐 지난 2008년 1월 이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4일부터 이달 25일까지를 기준으로 보면 유럽증시는 한·중·일 증시보다 상승세가 컸습니다. 해당 기간 동안 유로스톡스50지수 상승률은 13.23%로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13.17%)와 유사하고 한국 코스피지수(7.71%)나 일본 니케이225지수(4.75%),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2.24%)보다 높습니다.
유럽 증시 투자 관심이 두드러진 것은 여름휴가가 시작되는 6월을 앞두고 유럽연합(EU)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관광객에 대해 국경을 개방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경제 회복 기대감이 커진 결과입니다. 이날 미국 매체 배런스는 미국 달러 환산 시 시가 총액이 100억 달러 이상인 유럽 기업 중 최근 주가 하락세가 눈에 띄지만 전문가들의 매수 의견이 두드러진 종목 분석을 통해 독일 반도체 업체 인피니언 테크놀로지와 스위스 화학·바이오업체 론자, 네덜란드 이동통신사 로열KPN 등에 주목해야 한다고 소개했습니다. 크게 세 가지 기준(투자 의견 제시한 전문가의 50%이상이 '매수'의견 낸 경우·최근 몇 달새 투자 등급 하향이 없는 경우·상향 조정이 이뤄진 경우)을 충족하면서도 최근 매도세가 두드러진 종목이 상승여력이 있다는 겁니다.
일례로 덴마크 소재 북유럽권 양대 보험사인 트리그A/S는 최근 한 달새 전문가들의 23.1%가 투자 의견을 상향했습니다. 올해 2월 19일 이후 석달 간 주가가 4.6% 떨어졌지만 전문가 평가는 긍정적입니다. 독일 반도체인 인피니언은 최근 한달 새 전문가 14%가 투자 의견을 상향했지만 최근 3개월 간 주가가 13%떨어진 상태여서 비슷한 분위기입니다.
'매수' 투자 의견 비율이 가장 높은 것은 네덜란드 기술 투자사 프로서스NV(82.4%)에 이어 영국 비즈니스컨설팅사 멜로스인더스트리(76.9%), 독일 부동산업체 보노비아(73.7%), 독일 반도체 인피니온(71.4%) 등 순입니다. 다만 모건스탠리는 "미국·유럽 기업들이 올해 1분기에 예상보다 높은 수익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 반응이 크지 않은 반
면, 실적이 예상보다 못한 경우 하락세가 가파르다"면서 글로벌 증시 전반을 휩쓴 고평가 상황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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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