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노선 해준다고 했다가 또 취소하고 농락당하는 기분이에요."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에 내달 입주 예정인 강모(42)씨는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에 분통을 터뜨렸다.
강 씨는 2018년 고심 끝에 검단신도시 아파트를 구매했다. 당장은 힘들어도 몇년만 버티면 5호선 연장과 GTX D 노선이 확충될 거란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강씨는 그러나 요즘은 허탈한 기분이다.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에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선인 김포한강선이 빠지고 GTX-D 노선도 계획보다 단축되면서다.
↑ 검단신도시는 아직 버스 정류장이 세워지지 않아 임시버스 정류장을 이용해야 한다. |
지난 24일 방문한 검단 신도시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아직 아파트 입주가 이뤄지지 않아 인적은 드물었고 덤프트럭들이 흙먼지를 일으키며 지나다녔다.
아직 버스 정류장도 만들어지지 않아 임시 버스 정류장 팻말 앞에 내려 검단신도시 아파트 단지 내로 걸어 들어가야 했다.
인천도시공사에 따르면 인천 검단신도시에는 내달 14일 호반써밋 1단지를 시작으로 검단신도시 1단계 지역에 연내 6개 블록 7976세대가 입주한다. 인천 서구 원당·당하·마전·불로동 일원 1110만6000㎡에 들어서는 검단신도시에는 주택 7만5851호 건설을 통해 18만7081명의 인구를 수용하게 된다.
입주를 앞두고 있는 검단신도시 주민들은 속이 탄다. 정부가 지정한 2기 신도시지만 교통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서다.
검단신도시 입주 예정자 A씨는 "2018년 12월에 청약 당첨자 발표를 했는데 보름 뒤 3기 신도시 발표를 하더라"며 "2기라도 제대로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고 나서 3기 신도시를 지어야 하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는 "방금 차를 샀는데 바로 후속모델 신상이 나온 격"이라며 "이번 6.17 대출금 소급 적용이나 LTV 비율, GTX 연장 등 해준다 했다가 안 해준다하는 게 정부가 약을 올리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3일 'GTX-D 강남직결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전날 오후 7시부터 인천시 서구 원당동 일대에서 대책위 회원과 지역주민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GTX-D 노선의 서울 강남 직결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지난달 22일 한국교통연구원(KOTI)가 발표한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안 연구용역 결과에서 GTX-D 노선은 김포 장기와 부천종합운동장을 연결을 제안했다.
당초 김포에서 출발해 강남을 지나 하남까지 연결되는 노선을 기대했던 김포 검단 주민들은 물론 서울 강동구나 하남 주민들도 반발하고 있다.
↑ 인천 1호선 공사 현장. |
한때 검단도 교통 호재로 입주민들을 설레게 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입주를 불과 한달 앞둔 현 시점에서 입주민을 맞을 준비가 된 교통 대안은 기대에는 한참 못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검단의 유일한 지하철 노선은 인천 1호선 연장선이다. 검단 주민들은 인천 1호선을 타고 공항철도 계양역에서 환승해 서울로 가야 한다. 그런데 인천 1호선도 공사 중이다. 2024년 완공 예정이다. 기대했던 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선도 무산됐고 GTX-D는 일단은 부천까지만 가는 김부선이다. 비판이 커지면서 정치권 등에서도 연장, 원안유지 등의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면서 논의가 진행 중이다.
↑ [그래픽= 매경 DB] |
↑ 지난 24일 방문한 검단신도시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
검단 입주예정자들은 김포시민 등과 함께 오는 28일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이태준 검단입주자협의회장은 "신도시는 집값 등 서울 문제로 만들어진 것 아닌가"라며 "5호선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1derland@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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