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스엠은 이날 6.82% 상승한 3만8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이브(4.83%)·와이지엔터테인먼트(2.49%)·JYP엔터테인먼트(1.59%)도 이날 모두 상승했다. 순환매 온기가 엔터사에까지 미친 것이다.
이달 들어 순환매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이달 초에는 유통주와 의류주, 철강주가 급등했다. 이달 6~11일에는 현대미포조선·한국조선해양 등 조선주와 음식료주가 한 차례씩 뛰어올랐다. 18일에는 이달 초 뛰었던 철강주 주가가 다시 강세를 보였다. 포스코는 전일 대비 5.04% 상승한 38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세아베스틸(10.58%)·동국제강(7.91%)·현대제철(4.74%) 등 다른 철강주도 모두 올랐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순환매가 빨라진 건 한국 증시에서 주도주가 부재한 영향"이라며 "올 3월 들어 주도주 역할을 했던 일부 가치주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조기 긴축 우려가 제기되면서 지난달 들어 모멘텀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 국면 이후 덜 오른 업종들과 미국 소비와 관련한 음식료·유통 업종 중심으로 순환매가 빨라졌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순환매 장세가 이어진다면 조선과 철강, 유통주가 유망하다고 분석했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조선주와 철강주 등 구조조정을 진행했던 경기민감주에 순환매가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며 "이전에 구조조정을 진행해서 공급자 수가 줄어든 업종에서는 물가 상승이 곧 판가 인상과 같은 의미를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물가라는 건 경기후행지수에 해당하는데 후행지수가 오르기 시작하면 계속 오르는 성격이 있다"며 "물가가 한번 더 주목받는 환경이 마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영증권도 국내 조선업체들이 일부 정리되고 일본이 조선업 비중을 줄이면서 조선업계 구조조정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조선주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금리가 상승하는 국면에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업종이기도 하다. 철강 가격이 인상되면 조선사들의 수주 가격도 올라갈 수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지금 같은 국면에서는 순환매 다음 타자를 예측하는 것보다 현재 장세를 움직이는 핵심 요인인 인플레이션 수혜주에 주목하는 것을 추천한다"며 "조선·기계 관련주를 비롯해 금속 원자재 관련주, 금융주가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유통주 또한 순환매 장세에서 주가가 추가 상승할 수 있는 업종으로 선정됐다. 조선·철강주와 마찬가지로 올해 주가가 한 차례 상승했지만 여전히 상승 여력이 크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오는 6월까지 증시 경계심리가 이어진다면 업종별 순환매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을 추천했다. 이재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에서도 미국 소비심리와 연동돼 순환매가 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화장품·의류 등 유통주와 항공·호텔 업종은 코로나19 이전과 연초에 비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덜 올랐기 때문에 추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주가가 상승했지만 철강주와 의류주 밸류에이션 매력도는 높은 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17일 기준 코스피 철강·금속 업종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03배에 달한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인 12.07배에 미치지 못한다. 특히 포스코(8.42배)와 현대제철(9.2배) 등 대형 철강주 밸류에이션이 낮았다. 코스피 섬유·의류 업종 역시 12개월 선행 PER가 9.89배로 코스피 PER를 하회한다. 유통주 중에서는 신세계(11.93배) 등이 코스피와 유통 업종 평균 밸류에이션(14.36배)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기준으로는 현재 주춤한 반도체주와 자동차주에 접근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투자전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