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에도 '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다. 공공재건축에서 민간재건축으로 선회한 산업인아파트가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서 향후 절차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서울 구로구청에 따르면 산업인아파트는 최근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1976년 준공된 산업인아파트는 342가구 규모 단지로, 재건축되면 387가구로 거듭나게 된다.
이 단지는 정부가 지난해 8·4 부동산 대책을 통해 발표한 공공재건축과 관련해 사전 컨설팅까지 받았지만, 이후 민간재건축으로 선회해 재건축을 추진했다.
산업인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에 따르면 사전 컨설팅을 받기는 했지만 공공재건축을 적극 추진한 것이 아닌 만큼 앞으로도 공공재건축과 관련된 논의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규모 단지'인 산업인아파트가 조합설립인가를 마치면서 구로구 일대 재건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도림동에 위치한 미성아파트(824가구)는 지난 3월 구청으로부터 D등급(52.45점)을 받고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했다. 구로우성아파트(344가구)는 지난해 10월 예비안전진단 통과 이후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구로구 일대 교통·개발 호재도 풍부하다고 평가받는다. 구로구 일대는 한국교통연구원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신구로선'을 포함하면서 교통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신구로선은 서해선 시흥대야역과 지하철 5호선 목동역을 연결하는 노선이다. 구로구에 속한 온수역은 향후 기존 1·7호선 환승에 이어 1개 노선이 추가되는 만큼 주변 집값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2호선과 5호선으로 환승이 가능한 양천구청역, 목동역과 연결되는 것도 구로구 일대에는 호재로 평가된다. 서울 강남 지역과 여의도·종로 일대로 이동하는 시간이 단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흥·광명 신도시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인접한 구로구도 시너지 효과를 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교통과 학군이 높게 평가받는 지역이 아니라 젊은 층이 많은 관심을 보이지 않았지만, 교통계획 발표 이후 젊은 층의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민간으로 선회한 산업인아파트를 비롯해 일대 재건축이 속도를 내는 반면 공공재건축 사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공공재건축 발표 이후 산업인아파트를 포함해 신반포19차, 신길13, 중랑망
다른 5곳은 지난달 7일 공공재건축 후보지로 선정됐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조만간 심층 컨설팅 결과에 대한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