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 서울머니쇼 ◆
↑ 1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1 서울머니쇼에서 관람객들이 `블록체인! 돈의 판도가 바뀐다! 미래의 부, 가상화폐를 준비하라` 세미나를 관람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
데이비드 리 싱가포르사회과학대 교수가 13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2021 서울머니쇼'에서 연사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리 교수는 '블록체인! 돈의 판도가 바뀐다! 미래의 부, 가상화폐를 준비하라'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싱가포르 블록체인협회 공동설립자이자 영국 왕실통계협회 공인통계학자다. 리 교수는 기존 금융사 문턱을 넘기 어려웠던 금융 소외계층을 위해 블록체인 기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파이(분산금융)'를 핵심으로 지적했다. 디파이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작동하는 금융으로, 보통 가상화폐를 담보로 대출을 받는 방식이다.
리 교수는 "제3의 중개기관 없이 대출 신청인과 제공인이 거래해 비용을 절약하고 기존 금융사를 이용하지 못한 개인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 계약(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자동으로 계약이 실행되는 기술)'으로 투명성을 높이고 특혜를 방지할 수도 있다. 그는 "디파이를 이용하면 어느 누구도 시장에서 배제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개인정보 보호를 중시해 거래 익명성을 보장하는 가상화폐도 있다. 리 교수는 가상화폐의 위험성도 지적했지만 장점이 더 크다고 봤다. 그는 "익명성 코인이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은 있지만, 이 기술을 잘 연구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설계할 때 적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생각도 털어놨다. 리 교수는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예상하는 건 어렵다"면서도 "'이해하기 어려울 때 가장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그것을 경멸하는 일'이라는 속담을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 세상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비트코인은 가치가 없길 바랐지만, 사실은 훌륭한 '헤지' 수단일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많은 사람이 비트코인을 쓸모없다고 여겼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훌륭한 헤지 수단일 수 있다는 의미다.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화폐는 기존 금융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리 교수는 "글로벌 분산형 네트워크에 대응할 새로운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가 필요하다"고 했다. 예를 들어 은행이 가상화폐를 담는 '전자지갑사업자'로 바뀔 수 있다. 리 교수는 "새로운 디지털 인프라가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기 때문에 인프라 구축은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날 연사로 나선 치아 옥 라이 싱가포르핀테크협회장은 디지털 자산에 앞장서는 싱가포르의 정책을 설명했다. 라이 회장은 "글로벌 허브인 싱가포르가 차세대 금융인 블록체인, 디지털 자산에 주목하는 건 당연하다"고 했다. 싱가포르 정부는 2017년부터 차근차근 가상화폐를 법 테두리 안에 끌어안았다. 싱가포르는 지난해 1월부터 '지불서비스법'을 시행해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사업자가 당국의 규제를 받게 했다. 싱가포르 DBS 은행은 같은 해 12월 디지털 자산 거래소를 세웠다. 규제는 강화하되 블록체인 기술을 키우는 게 싱가포르의 목표다. 라이 회장은 "싱가포르 규제 샌드박스의 50%가 블록체인 기업"이라며 "회사채와 주식, 부동산 등을 토큰화한 다양한 기업이 있다"고 전했다.
권혁준 순천향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블록체인은 혁신이 아니라 혁명"이라고 강조했다. 블록체인은 크게 분산원장 기술과 가상화폐로 구성된다. 권 교수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가상화폐는 청산과 결제가 동시에 일어나고, 전 세계적으로 사고팔 수 있는 글로벌 자산"이라고 했다. 블록체인으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인 '토큰 이코노미'도 탄생했다. 토큰 이코노미란 보상 시스템에 기반한 블록체인 생태계를 뜻한다. 권 교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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