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5월 13일(16:17)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13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 노조 집행부를 비롯한 조합원들이 홈플러스의 대주주 사모투자펀드(PEF) MBK 파트너스 본사가 위치한 서울 종로 디타워 앞에서 삭발시위를 겸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자리에서 주재현 위원장은 삭발식 진행 전에 "마트를 매각하며 홈플러스를 해체시키고, 직원들을 불안에 떨게 만드는 부동산 투기꾼 MBK는 물러나야한다"고 주장했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인수 이후 경영효율화를 위해 매장 매각 등을 통한 자산유동화와 사업 부문 철회를 단행해 왔다. 홈플러스 뿐 아니라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다른 대형 마트들도 최근 이커머스 기업들과의 경쟁, 정부의 규제, 최저임금 상승 등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속에서 타개책 마련에 분주한 상황이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이미 각각 20여개와 4개의 대형마트 매장을 매각한 상태다. 매각자금은 온라인 등 신규 사업에 투자한다는 방침도 이미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노조의 이번 시위의 주된 목적이 호봉제 도입을 관철시키기 위한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노조가 원하는 것은 호봉제"라며 "임금 인상률과 자산유동화로 인한 고용보장협약과 위로금 및 고용안정지원금 지급 등이 거의 합의점에 다다랐지만, 호봉제 관철로 임단협이 17개월 째 파행"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다른 대형마트와는 달리, 정규직이 98% 이상이다. 2019년 무기계약직 1만4000여명을 희망하지 않는 극소수 인력을 제외하고,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당시, 홈플러스 노조는 시대의 흐름에 맞추려는 사측의 전향적인 자세를 환영했다. 정규직이 대부분이니 호봉제를 요구할 수 있는 요건이 성립된다.
그럼에도 노조의 호봉제 요구가 비노조 일반직원들 상당수에게서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직원들은 회사 블라인드 등에 노조의 호봉제 도입 요구와 이로 인한 임단협 합의 지연
노조 간 갈등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홈플러스의 또 다른 노조인 한국노총 전국홈플러스 노동조합은 지난 4일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위원장에게 공문을 보내 "교섭대표 노동조합이 인위적으로 교섭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강두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