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거래절벽에도 22억 이상 대형은 거래 늘었다

↑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경 [사진 = 한주형 기자]

서울에서 주택 '거래 절벽'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 아파트 거래는 되레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대형 아파트는 몸집이 크고 가격이 높아 거래가 쉽게 이뤄지지 않는 특성이 있지만, 세금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2월 7527건에서 올해 1월 5777건, 2월 3862건, 3월 3757건으로 매달 감소하고 있다. 아직 신고기간(30일)이 남아 있는 지난달 거래량은 이날 기준 2530건을 기록해 전달 수준에는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전용 120㎡ 초과 대형 아파트의 거래는 꾸준히 늘고 있다. 2월 전체 거래의 7.4%(3979건 중 295건)를 보이던 대형 아파트 거래는 3월 7.9%(3872건 중 304건), 4월 8.7%(2557건 중 222건)로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거래가 늘자 아파트값도 오르고 있다. 지난달 서울의 대형 아파트(전용 135㎡ 초과) 평균 매매가격은 22억3281만원(KB국민은행 자료 참조)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된 2016년 1월 이후 최고치이며, 1년 전(19억5127만원) 대비 2억8154만원 오른 가격이다.
지역별로는 강북 지역의 대형 아파트 평균 매맷값이 16억9819만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3.6%(1억9872만원) 상승했다. 3년 3개월 전 이미 17억원을 돌파한 강남 지역의 평균 매맷값은 24억206만원을 보이고 있다. 강남 지역의 경우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의 대형 아파트들이 평균 매맷값을 끌어올렸다.
일례로 강남구 청담동 청담삼익아파트 전용 161.75㎡는 지난달 24일 신고가인 40억원(5층)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 135.82㎡는 이달 6일 28억5000만원(24층)에 거래가 이뤄지며 직전 신고가 수준(29억9000만원)에 근접했다.
강북 지역에선 용산구 이촌동 LG한강자이 전용 203.12㎡가 지난달 23일 38억3000만원(15층)에 손바뀜됐다. 이 역시 신고가로 이 단지는 1년여 만에 6억6000만원 뛰며 대형 평형 위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형 아파트값 강세가 앞으로도 이어질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전성진 어반에셋매니지먼트 대표는 "정부의 다중 규제로 '똘똘한 한 채'에 집중하는 추세가 여전하다"면서 "재건축 등 규제 완화 기대감이 있는 지역과 일부 대형 아파트 위주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미 작년부터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고, 정부는 물론 서울시도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한 규제 카드를 꺼내 들고 있어 대형 아파트 시장 역시 진정될 것이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robgud@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