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이번 여름까지 경기지표의 회복세는 매우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 기저효과의 영향도 있겠지만 1조9000억달러 규모 조 바이든 정부의 첫 번째 부양책의 효과가 집중되는 시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경기에 대한 기대와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동전의 양면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성장률 전망치가 높아질수록 물가 지표를 주시하는 시선 역시 민감해진다.
이를 반영해 금융시장은 경기에 대한 기대와 인플레에 대한 우려가 숨바꼭질하는 국면에 들어와 있다. 시장 기대에 크게 못 미친 4월 미국 고용지표를 투자자들이 역설적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을 미루는 요인으로 받아들여 주식시장이 최고치를 경신한 것은 이 숨바꼭질 국면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이는 투자 판단이 쉽지 않은 국면에 접어들어 있음을 의미한다. 정책 변화 시점이 점차 다가오고 있고 순환적인 경기의 모멘텀도 변곡점에 다가서고 있으며 자산가격 역시 민감해져 있다. 조금 더 조심스러운 투자 판단이 필요한 시기다.
일단 7월 또는 여름까지는 변동성은 높겠지만 미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고 한국 주식시장도 미국보다 기울기는 완만하지만 강세 국면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유는 3가지다. 우선 인플레이션 논쟁이 가속되는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지난 2월과 3월에 보였던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아직 연결되지는 않고 있다. 아직은 미진한 고용에 따른 초과저축 수요가 물가 지표만큼 금리가 쉽게 움직일 수 없게 잡고 있기 때문으로 본다. 두 번째는 단기에 부양책 집행이 집중되는 구간이기 때문에 이전에 쉽게 보지 못했던 경제지표 상승이나 기업 실적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 번째는 가속화되는 미국의 백신접종과 코로나19 종식 선언 가능성 때문이다. 현재 백신 접종 속도를 감안하면 7월 들어서면 미국은 백신 접종 인구가 집단면역을 논할 수 있는 70~80%에 다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강세장은 유지되지만 상승 기울기는 완만해지고 변동성은 높은 이 시기 주식시장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해야 할까. 꾸준한 주도주가 형성되기보다는 여러 업종이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거나 빠르게 순환매를 형성하는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