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연구원에서 탄생한 기술로 미국에서 사업화를 이룬 바이오벤처기업들이 국내외 투자를 유치하며 기술력을 인정받는 사례들이 늘고 있다. 학계에서 탄생한 지식이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메디컬 연구팀 소속 권익찬, 김인산 교수가 지난해 12월 미국 보스턴에 설립한 'K2B테라퓨틱스'는 최근 국내 사모펀드(PEF) 메디베이트파트너스와 미국 벤처캐피탈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면역항암제를 개발하는 이 회사는 면역 관문인자를 두 단계로 억제해 항암효과를 증진하는 것으로 알려진 신약의 비임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내년 하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허가 신청서를 제출하고 임상시험에 진입할 계획이다.
K2B는 특히 KIST의 바이오 연구팀에서 개발한 기술이 사업화까지 이어진 사례라 주목받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KIST에서 제약·바이오 기술이 사업화된 사례는 이례적"이라며 "국내 연구기관에서 움튼 제약·바이오 기술이 바이오 의료 산업의 '메카'로 꼽히는 미국 동부 지역 바이오 클러스터에서 투자를 유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김주한 서울대 의대 의료정보학과 교수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싸이퍼롬'도 현재 국내외 전략적 투자자와 VC로부터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2017년 시리즈A 투자 당시 500억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는데 이번 투자에서는 최소 2배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1990년대 LG화학 등에서 국내 바이오사업을 이끌었던 '신약개발 1세대' 고종성 대표가 2008년에 보스턴에 설립한 제노스코도 현재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다.
투자은행(IB) 업계와 학계에서는 이처럼 글로벌 투자자들의 인정을 받는 국내 기술 기반 벤처들이 계속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제약·바이오산업처럼 현지 정부의 규제에 큰 영향을 받는 산업은 창업자들이 기술뿐 아니라 언어·문화적인 장벽까지 뛰어넘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미 장벽을 극복한 창업자들의 노하우와 네트워크가 형성되면 새로운 벤처 기업들의 창업도 비교적 수월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석진 KIST 원장은 "KIST에서 발명된 혁신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탄생한
[강인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