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0.66% 떨어져 3127.2로 장을 마쳤다. 이에 비해 이날 코스닥지수는 2.2% 급락해 961.81을 기록했다. 이날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299억원, 코스닥시장에서 2795억원에 달했다. 양대 시장을 더해 모두 1조1094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이 9719억원으로 공매도 거래가 가장 많았고, 기관투자자는 1191억원이었으며 개인투자자는 185억원에 그쳤다.
이들은 공매도 거래 비중이 증시 평균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지만, 주가는 전체 지수보다 크게 떨어졌다. 그만큼 공매도 공포가 주가에 크게 작용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코스피200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 비중은 7.18%였고 코스닥150은 11%였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공매도 자체로 주가가 떨어졌다기보다는 공매도를 재개하면서 투자심리가 나빠진 종목에 대해 매도세가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삼성카드였다. 전체 거래대금 가운데 56.22%가 공매도였는데 주가는 4.67% 떨어졌다. 삼성카드 뒤를 이어 공매도 비중이 높았던 현대해상 주가는 1.85%, 오뚜기 주가는 1.08%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코스닥시장은 공매도가 악영향을 미쳤지만, 유가증권시장은 글로벌 시장 영향이 더욱 컸다고 본다. 정 센터장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증시가 대거 하락했는데 이런 영향을 크게 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발표한 4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달 대비 둔화됐고, 지난주 미국 증시가 빠진 것도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중국과 일본 증시는 휴장했지만 다른 아시아 지역 증시는 모두 하락하며 마감한 것도 이런 이유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5877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은 4404억원어치, 기관은 1391억원어치 순매도해 대조를 이뤘다.
공매도 재개를 계기로 고평가 논란을 빚은 성장주는 당분간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확실한 실적보다는 미래 가치를 인정받아 주가가 급등한 만큼 작은 악재에도 공매도가 집중되면 주가가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 실제로 이날 바이오뿐만 아니라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대부분이 하락세를 보인 것도 이런 이유였다. 그동안 저금리에 따라 주가가 고공 행진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3.86%) LG화학(-2.68%) 엔씨소프트(-1.2%) 등이 주가가 떨어져 울상을 지었다. 유가증권시장보다 안정성이 떨어지는 코스닥시장은 더욱 타격이 컸는데 엘앤에프(-6.72%) 씨젠(-8.01%) 케이엠더블유(-8.01%) 주가가 뚝 떨어졌다. 이날 주가가 이례적으로 급락한 만큼 앞으로 실적 추이에 따라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무래도 주가 수준이 내재가치보다 높다는 논란이 벌어지면 공매도 대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비해 안정적으로 실적을 내는 대형주는 주가가 오히려 상승했다. 삼성전자(0.25%) SK하이닉스(2.73%) 현대차(2.83%) 포스코(1.1%) 등은 대표적인 경기민감주로 최근 경기가 상승세를 타면서 실적 호전이 예상된다.
정부는 예정대로 공매도를 부분 재개한 만큼 시장 교란 행위를 뿌리 뽑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불법 공매도 등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법이 허용하는 최고 한도로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문지웅 기자 / 김규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