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개인들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수(보통주)는 6억533만주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전체 발행주식 수가 59억6978만주(보통주)이기 때문에 개인 지분이 10.13%로 집계된다.
개인 지분이 처음으로 10%를 넘어선 것은 물론 국민연금과 기관투자자 지분도 넘어섰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 지분 10.7%를 보유했던 국민연금은 10% 아래로 지분이 떨어졌다고 지난 3월 공시한 바 있다. 4월 말 현재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은 약 9.5%로 추정된다.
개인투자자 지분을 지난달 30일 종가(8만1500원)로 환산하면 53조2439억원에 달한다. 개인투자자들의 삼성전자 지분은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급증했다. 개인 지분은 2017년 말 2.87%였다가 반도체 빅사이클을 경험한 2018년 말 5.76%로 증가했다.
반도체 경기가 시들해진 2019년 말 3.62%로 줄어들었다가 지난해 코로나19 국면에서 개인들이 대거 순매수에 나서 작년 말 6.48%까지 올랐다. 올 들어서 개인들의 삼성전자 선호 현상은 더 뜨거워졌다. 올해 들어 4개월간 2억1814만주(3.65%)를 대거 매집했다. 1월 말 이후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혀 있을 때도 개인들의 삼성전자 매수세는 꾸준했다. 특히 최근 4거래일간 1300만주 이상을 순매수하면서 지분이 10%를 넘어섰다.
올해 개인이 순매수한 삼성전자 주식은 18조4336억원에 달한다. 이는 올해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의 순매수 43조5521억원의 42.3%에 달하는 규모다. 외국인 지분은 작년 말 55.73%에서 54.61%로 낮아졌다. 지분이 10%를 넘어서면서 개인은 외국인에 이어 삼성전자 주가에 영향력이 가장 큰 투자자로 부상하게 됐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개인 비중이 높아졌다는 것은 투자 기본에 충실한 투자자가 늘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삼성전자 개인지분 10% 돌파
개인 순매수 절반이 삼성전자
올해 들어 2억株 넘게 사들여
1분기에만 주주 200만명 증가
개인 펀드 대신 속속 직접투자
외국인 투자자 전유물서 탈피
↑ 개인투자자 보유 지분 비율이 10%를 넘어서면서 삼성전자가 명실상부한 `국민주`가 됐다. 사진은 지난 3월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2기 삼성전자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입장하고 있는 모습. [매경DB] |
2일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를 보유한 개인 주주는 각각 385만명, 112만명으로 총 497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는 각 증권사를 통해 삼성전자 보통주·우선주를 보유한 계좌 수를 단순 합산한 것으로, 보통주와 우선주에 모두 투자했거나 2곳 이상의 증권사 계좌를 통해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도 있어 실제 숫자는 이보다 줄어들 수 있다.
삼성전자 우선주와 보통주를 더한 전체 주주(중복 주주 제외)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296만여 명이다. 2019년 말에 비해 5배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전체 상장사 중 가장 많은 숫자이기도 하다. 가파른 증가 추세가 이어지면서 올해 1분기에만 약 200만명의 주주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불과 14만명에 그쳤던 삼성전자 보통주 소액주주는 2018년 액면 분할을 거쳐 75만명으로 크게 늘어났고 지난해 말 기준으로 215만명까지 급증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투자의 시대, 투자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 주식 투자에 대한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삼성전자는 외국인 투자자의 전유물로 여겨졌고, 국민연금에 돈을 맡기든 혹은 기관투자자의 공모펀드를 통해 개인투자자는 간접적으로 투자했다고 볼 수 있다"며 "과거 모범생이 미래에도 반드시 잘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꾸준히 안정적으로 성장해온 삼성전자에 대해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점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개인 투자에 대한 인식이 부동산 중심에서 주식 등 투자자산으로 바뀌며 '머니 무브'가 일어나고, 간접투자에서 직접투자로 투자의 저변이 바뀌는 변곡점에서 삼성전자의 개인투자자 지분율 상승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가 한국 경제와 한국 증시를 대표해 한국 경제와 증시의 상승을 예상하는 주식 투자자 입장에서 삼성전자 투자는 당연한 결과란 의견도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테슬라 한 종목에 국내 개인투자자가 10조원가량을 투자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개인 지분율 10% 수준은 여전히 낮다고 볼 수 있다"며 "반도체 슈퍼 사이클, 파운드리에 대한 기대 등 개별적인 이슈 외에도 한국 경제를 대표하는 글로벌 톱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우선주 포함)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코스피 전체의 24.7%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한 해 매출액(237조원)은 우리나라 한 해 예산(555조원)의 절반에 육박한다.
주식 투자를 처음 접하는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삼성전자 투자에 접근하기 쉽다는 의견도 있다. 신동준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을 처음 해보는 초보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장 접근하기 쉬운 종목이 삼성전자"라며 "망하지 않을 기업이 장기적으로 성장할 것
[강봉진 기자 / 박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