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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 채굴주' 마라톤디지털 올해 1월 4일~4월27일(현지시간) 주가 흐름 |
미국 월가가 '암호화폐(코인) 투자 열풍'에 가세한 가운데 뉴욕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보다 코인 관련주 수익률이 더 높다는 대형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분석이 나왔다. 최근 월스트리트 증권가에서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블랙록에 이어 JP모건 등이 비트코인 투자 펀드 출시에 나서는 등 앞다퉈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다만 헤지펀드 '큰손'에서 코인 대부로 변신한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회장은 코인 관련주 투자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혀 눈길을 끈다.
27일(현지시간) 포브스와 비즈니스인사이더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하루 전날 블록체인 관련주 성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이달 26일까지를 기준으로 뉴욕증시에 상장된 암호화폐·블록체인 관련주 올해 주가 상승률 평균치가 43%로 S&P500 지수 상승률(13%)을 30%포인트 앞질렀다"고 밝혔다. 올해 '암호화폐 대장' 비트코인 시세 상승률은 86%이고 블룸버그갤럭시암호화지수 상승률은 156%다. 코인·블록체인 관련주 상승세가 코인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증시 전체보다는 컸던 셈이다.
골드만삭스는 뉴욕증시에 상장한 코인 혹은 블록체인 관련 기업 중 시가총액이 10억 달러 이상인 기업 19곳을 분석 대상으로 잡았다. 대표적으로는 비트코인 채굴업체인 마라톤디지털(종목코드MARA)와 라이어트블록체인(RIOT), 비트코인 등을 플랫폼 거래 수단으로 채택한 핀테크업체 페이팔(PYPL)과 스퀘어(SQ), 비트코인 관련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 나선 비자카드(V)와 마스터카드(MA), 자사 고액 자산가 대상 비트코인 펀드 상품 출시에 나선 JP모건(JPM), 코인 채굴장비용 반도체칩 개발을 선언한 엔비디아(NVDA), 코인 투자에 나선 뉴욕멜론은행(BK)과 테슬라(TSLA), 테슬라에 비트코인 투자 조언을 함과 동시에 비트코인에 적극적으로 투자해온 마이크로스트레티지(MSTR) 등이 대표적이다.
코인·블록체인 관련 기업들을 뉴욕증시에 상장된 시총 10억 달러 이상 다른 기업들과 비교하는 경우 수익률은 더 차이를 보였다. 코인·블록체인 관련 기업 시가총액 중간값은 2080억 달러, 올해 주가 상승률 평균치는 43%, 예상 주가수익률(PER) 평균치는 23배, 코인·블록체인 위험 노출도 평균치는 7이었다. 반면 다른 기업들은 시총 중간값이 50억 달러 , 주가 상승률 평균치는 16%, PER 평균치는 22배, 위험 노출도는 0이었다.
일반적인 예상과 마찬가지로 코인·블록체인 관련주는 뉴욕증시 전반적인 분위기보다는 코인 시세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벤 스타이더 연구원은 "해당 19개 기업 올해 주가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 주가는 비트코인·블룸버그갤럭시암호화지수와 60%의 상관관계를 보인 반면 S&P500지수와의 상관관계는 20%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인·블록체인 관련주 주가는 변동성이 비트코인보다 높다. 비트코인이 한자릿 수%로 움직일 때도 특히 채굴 관련주 주가는 두 자릿수%로 요동치는 식이다.
![[사진 출처 = 노보그라츠 회장 트위터]](//img.mbn.co.kr/newmbn/white.PNG) |
↑ [사진 출처 = 노보그라츠 회장 트위터] |
'코인 투자 대부'로 통하는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회장도 코인 관련주식보다는 코인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앞서 22일 뉴욕 대체투자 라운드에 참석한 자리에서 그는 "막대한 돈풀기가 불러올 인플레이션과 디폴트(채무 불이행) 대란을 피하려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더 구매할 것을 제안한다"면서 "지금은 추가 매수할 수 있는 얼마 없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지난 주말 이후 급락세가 오히려 저점 매수 타이밍이라는 생각에서다. 이와 관련해 그는 "최근 암호화폐 투자 열기는 연준(연방준비제도·Fed)과 재무부의 리스크 관리 능력에 대한 사람들의 불신을 반영하는 국민투표(referendum) 성격을 가진다"면서 "기준금리가 0%에 쉬운 대출이 계속되는 한 코인은 인플레이션 대체 수단으로서 계속 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노보그라츠 회장은 "증시에서 채굴주도 인기를 끌고 있지만 나는 그런 것은 좋아하지 않으며 채굴주 투자 열기는 비트코인을 따르는 부차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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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내 코인 투자 열기를 이끄는 10~30대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무조건 저점에 매수한 후 버티라`는 메시지를 담은 줄임말 `BTFD` 와 `HODL` 가 유행이다. 사진은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해당 이니셜과 자조적인 표현, 비트코인이 동시에 프린트 된 티셔츠 [사진 출처 = 아마존] |
오는 29일 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정부 출범 100일'을 기점으로 부유층 자본이득 증세안 윤곽을 발표할 전망인 가운데 이번 주 들어 비트코인은 불안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인이 실체없는 투기성 자산이라는 중앙은행·정부 경고에도 불구하고 모건스탠리·JP모건·골드만삭스·블랙록 등 월가를 움직이는 핵심 금융사 뿐 아니라 10~30연령대 개인 투자자들의 코인 투자 열기가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과 트위터 등 사회연결망(SNS)에서는 지난 주 비트코인 폭락장을 기점으로 청년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BTFD(Buy the fu**ing dip) and HODL(hold on for dear life)' 같은 줄임말 구호가 인기를 얻고 있다. 무조건 저점에 매수한 후 시세가 회복될까지 버티면 돈을 많이 벌 것이라는 이들의 신념이 담긴 시장 유행어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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