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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를 비롯해 개인용 컴퓨터(PC) 등 가전제품에 들어갈 반도체마저 공급이 빡빡해지기 시작하자 반도체 기업의 주가 전망이 밝다고 보고 과감하게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3배 레버리지는 '초고위험 상품'에 속하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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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들의 공격적인 투자 성향은 다른 상위 종목을 살펴봐도 알 수 있다. 이달 들어 '몬트리올은행 BMO렉스리베라' 상장지수증권(ETN)과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QQQ'가 각각 서학개미들의 매수 상위 4위와 10위에 올랐다. '몬트리올은행 BMO렉스리베라'는 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알파벳 주가를 3배로 추종하고,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QQQ'는 나스닥 기술 기업들의 주가를 역시 3배로 따르는 고위험 상품이다. 월가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자본이득세 강화 방안 등이 증시 불확실 요인으로 등장한 상황에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 고위험 상품의 손실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수십 % 수익을 기대하고 고위험 상품을 한꺼번에 담는 것은 투자의 정석이 아니다"면서 "3배 레버리지 상품은 초단기로 국한하고 '몰빵'식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SOXL은 글로벌 반도체 경기 지표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와 미국 반도체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안정적인 현금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포트폴리오 상위 1·2위를 차지한 '드레이푸스 거버먼트 Secs 캐시매니지먼트'와 '골드만삭스 FS 트레저리 인스트루먼트'를 제외하고 보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인텔(7.03%)이다.
인텔은 최근 바이든 정부의 반도체 주권 행보에 맞춰 반도체 생산 강화에 나섰다. 올해 새로 취임한 팻 갤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미국 애리조나 일대에서 2024년 가동을 목표로 200억달러를 들여 공장 두 곳을 늘리고, 국방부와 계약해 상업용 반도체 칩 공장을 세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텔에 이어 브로드컴(6.54%)과 텍사스인스트루먼트(5.97%), 엔비디아(5.72%) 등이 SOXL 상위 구성 종목이다. 한국 투자자들이 반도체 주가 상승에 대거 베팅한 것은 올해 말까지 이어질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반도체 기업으로서는 구조적인 호황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22일(현지시간) 스펜서 힐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시장 메모를 통해 "올해 반도체 대란은 미국 국내총생산(GDP)을 0.5% 끌어내릴 수 있고 반도체가 들어가는 제품 가격을 전반적으로 3% 끌어올려 반도체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 산업만 보면 GDP의 0.3%에 불과하지만 자동차·가전제품 등 반도체
힐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부족 때문에 올해 미국 내 자동차 생산의 2~6%가량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반도체 대란이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소위 인플레이션 세금을 야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