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사모펀드 사태 여파에도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 부동산 투자)과 빚투(빚 내서 주식 투자) 열풍에 따른 대출 성장과 1분기 금리 상승으로 은행들 실적이 개선된 데다 증권사 수수료 수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1분기 1조19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고 23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9324억원보다 27.8% 많고, 직전 분기인 2020년 4분기 4644억원에 비해 약 2.6배 늘어난 규모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2018년 3분기 이후 30개월 만에 은행 순이자마진(NIM)이 반등했고 증권·카드·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가 성장함에 따라 최대 분기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의 1분기 이자이익은 2조11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으며,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1조308억원)도 40.4% 불었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신한은행 순이익이 대출 성장과 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 개선에 힘입어 작년 1분기보다 4.8% 늘어난 6564억원을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주식 투자 열기에 수수료가 불어나면서 전년 동기의 3.5배에 이르는 168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신한카드 순이익도 1681억원으로 1년 새 32.8% 증가했다.
신한금융은 대손충당금으로 1878억원을 쌓았다. 라임 CI(매출채권보험) 펀드 피해자에 대한 배상 비용 532억원도 여기에 반영됐다. 23일 신한은행은 이사회를 열고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손실액 40∼80% 배상)을 수용하기로 결의했다. 하나금융도 이날 1분기 당기순이익이 834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수치로 하나금융 관계자는 "대출자산 성장과 증권 중개수수료 증가 등 핵심이익 성장과 비은행 부문의 약진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KB금융은 1분기 1조27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리딩 뱅크' 자리를 지켰다. 다른 금융지주들과 마찬가지로 이자 이익,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데다 1년 전 코로나19 여파로 큰 손실이 발생했던 유가증권·파생상품, 외환 운용 부문 실적도 안정화되면서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우리금융도 1분기 당기순이익이 6716억원으로 작년 동기 5182억원보다 29.6% 증가했다. 2019년 지주사 전환 이후 최대 실적이다. 특히 우리금융캐피탈 편입 효과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