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빚 수렁에 빠진 한국 ◆
↑ 신한은행이 만 20~64세 취업자 1만명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6명이 "빚이 있다"고 답했다. 또 작년 모든 소득 계층에서 빚이 있는 사람 비율이 10%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일 서울 내 신한은행 영업점에서 한 시민이 은행 업무를 보는 모습. [이충우 기자] |
신한은행이 20일 내놓은 '2021년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만 20∼64세 취업자(근로자·자영업자) 1만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6명(62.5%)은 "부채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부채를 보유한 비율은 2016년 72.6% 이후 2019년 52.8%까지 계속 떨어졌다가 지난해 10%포인트가량 늘어났다.
부채 증가는 소득 전 분위에서 공통적으로 발생했다. 소득 5분위(상위 20%)은 2019년 60.4%에서 2020년 70.2%로 높아졌고, 소득 4분위은 61.8%에서 72.0%로, 소득 3분위은 58.1%에서 68.5%로 상승했다. 소득 2분위 부채 보유율도 49.1%에서 57.8%로 올랐고, 소득 1분위(하위 20%)은 34.6%에서 44.2%로 9.6%포인트 상승했다. 부채를 가진 가구의 평균 부채 잔액은 8753만원으로 1년 새 5.5% 늘었다. 이는 부채 보유 가구 월평균 소득 506만원의 17배에 이른다.
지난해 가구 월평균 소득은 478만원으로 집계됐다. 신한은행의 설문조사가 시작된 2016년 이후 가구 소득은 △2016년 461만원 △2017년 462만원 △2018년 476만원 △2019년 486만원으로 계속 늘다가 지난해 처음 1.6% 감소했다. 은행 측은 "기존 소득 증가 추세로 미뤄 2020년 소득은 495만원 정도로 예상됐지만, 실제 소득은 이보다 17만원이나 적었다"고 설명했다. 가구 소득이 낮을수록 2019년 대비 소득 감소폭이 커 계층 간 소득 격차는 더 커졌다. 5구간(상위 20%) 소득(895만원) 대비 1구간(하위 20%) 소득(183만원) 배율이 2019년 4.76배에서 2020년 4.9배로 높아졌다.
국내 20대 10명 중 4명은 주식 투자를 하고 '빚투' 열풍 관련 마이너스 통장 부채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2019년에는 주식 투자를 한다는 응답자 비율이 23.9%로 다른 연령 대비 가장 낮았지만, 작년에는 39.2%로 가장 높아졌다. 이외에 30대 38.8%, 40대 38.5%, 50대 이상 37.0%가 주식에 투자한다고 응답했다.
20대는 2019년에는 월 저축액의 절반 이상을 적금·청약에 안정적으로 적립했는데 지난해에는 적금과 보험 비중을 크게 낮추고 주식 투자 비중을 10%에서 20%로 2배가량 늘렸다.
주식 투자자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 잔액을 보면 20대가 2배 정도 늘어나 주식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활용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주식에 투자하는 20대의 마이너스 통장 부채 잔액(131만원)은 주식을 하지 않은 20대(36만원)에 비해 3.6배 더 많은 수준이었다.
부동산의 경우 지난해 내 집 마련에 성공한 2030세대는 집값의 절반을 대출로 충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교육 격차도 더욱 벌어지는 모습이다. 강남 3구 월평균 사교육비는 미취학,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등 모든 학령에서 전년 대비 늘었다. 초등학생은 2019년보다 13만원 늘어난 66만원을 월평균 사교육비에 썼고,
교육뿐 아니라 돌봄이 필요한 미취학 자녀의 사교육비 격차가 컸다. 강남권 미취학 자녀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34만원으로 수도권 평균 19만원 대비 1.8배에 달했고, 초등학생이 1.2배, 중·고등학생은 1.3배로 집계됐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