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총자산 상위 10개사의 25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이 최근 5년간 감소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25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은 보험 가입 뒤 25개월째 보험료를 내는 비율이다. 예컨대 25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이 50%이면 보험료 100만원 중 2년 뒤에 받는 보험료가 50만원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25회차 계약 유지율은 2016년 하반기 70.47%에서 2018년 하반기 66.20%, 지난해 하반기 61.17%로 떨어졌다. 교보생명 역시 같은 기간 67.55%에서 60.07%로 하락했다. 한화생명은 65.58%에서 59.47%로 떨어졌다. 업계 중위권으로 갈수록 25회차 계약 유지율은 50%대에 머물렀다. 2016년 하반기 72.51%에 달했던 미래에셋 계약 유지율은 지난해 하반기 59.80%로 급감했다.
손해보험 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전체 손해보험사 25회차 보험계약 유지율은 2016년 69.9%에서 지난해 상반기 65%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유지율은 68.6%에서 58.2%로 쪼그라들었다.
보험 업계에서는 보험계약 유지율이 떨어지는 이유로 경기 악화를 꼽는다. 당장 생활비도 부족한 사람들은 매달 내는 보험료를 감당하기 어렵다. 지난 한 해 생명보험 해지액은 39조5080억원(자산 상위 10개사 기준)으로, 전년(38조3085억원)보다 1조1995억원 증가했다.
보험에 묶여 있는 목돈을 꺼내 주식과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당장 보험 해지로 손해를 보더라도 장기적으로 수익률 높은 상품에 투자하는 게 이익이라고 봐서다. 40대 직장인 김 모씨도 지난 1월 보유하던 보험 3개를 모두 해지했다. 김씨는 "8~9년 동안 가지고 있던 보험을 모두 해지해 주식과 코인에 넣었다"며 "20년을 기다려서 수익을 얻는 보험보다 1년에 많게는 수십~수백 %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만 상위 10개사 초회보험료(최초로 납입하는 보험료)는 농협생명을 제외하고 모두 늘어났다. 지난
윤 의원은 "보험사는 계약은 유지하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보험료 납입유예와 약관대출 등을 고객에게 안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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