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플랫폼업체 네이버와 카카오의 미래 먹거리는 역시 플랫폼이 중심이다. 다만 양사가 주력으로 하는 분야는 조금 달랐다. 네이버는 웹툰과 클라우드를 플랫폼의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내비쳤다. 세계 최대 웹소설업체 왓패드를 인수해 지식재산권(IP) 사업을 강화하고, 하이브(옛 빅히트)의 위버스와 함께 'V LIVE'를 통합하는 과정이 결국 엔터테인먼트 분야 플랫폼화라는 설명이다. 클라우드 사업은 네이버 기존 서비스와 통합·융합하는 데서 나아가 글로벌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등 해외 진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카카오는 블록체인과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를 플랫폼화하겠다는 계획을 소개했다.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엑스(Ground X)를 통해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B2B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통해 B2B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으로 입지를 다져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선·철강·중공업 등 ESG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제조업체는 'E'에 집중하며 ESG를 신사업으로 꼽았다. 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 현대중공업이 발전부문에서 가스엔진과 각종 연료(바이오디젤, 폐비닐재생연료 등)를 활용한 엔진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에 아람코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해 '힘센엔진' 라이선스 사업을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한화솔루션은 정부·지방자치단체 주도의 그린수소 생산단지 구축 프로젝트에 참여해 국내 수소발전 실증사업에 시설투자할 예정이고, 수전해 등 수소생산 설비에도 투자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현대제철은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두산중공업은 수소와 탄소 자원화 시장에서의 신규 사업화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건식냉각설비(CDQ) 구축을 위한 녹색채권을 발행하는 등 환경과 관련된 투자를 이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지난달 말 마무리된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상장사들은 ESG에 대한 관심이 컸다. 정관 변경사항을 통해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한 상장사가 많다.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한진칼과 우리금융지주가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했고,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던 금호석유도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새로 설치했다. SK는 투자전문회사의 정체성을 반영하기 위해 영문 사명을 'SK홀딩스'에서 'SK Inc.'로 변경했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지배구조헌장 규정을 마련했다. 미래에셋증권도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ESG 등 지속가능성 이슈는 이사회 차원에서 주관하고 감독할 필요가 있다"며 "ESG가 이사회 최대 의제가 되면서 이사회가 ESG를 감독하기 위해 설치할 거버넌스 구조도 중요해졌다"고 평가했다.
[강봉진 기자 /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