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한 국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기업들의 주가가 8일 강하게 상승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혈전(피떡)증 부작용과의 연관성이 있다는 유럽의약품청(EMA) 판단이 나온 영향으로 보인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일 대비 1만1000원(9.61%) 상승한 12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상장 첫날 따상(공모가 대비 160% 상승)을 기록한 뒤 주가가 계속 내리막을 타며 상장 첫날의 시초가(13만원) 마저 무너진 상태지만, 이날 상장 이후 처음으로 10%에 육박하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전일 대비 11.35% 오른 12만7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위탁생산(CMO)를 맡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노바백스 백신의 위탁개발생산(CDMO)과 자체적인 백신 개발 모멘텀이 주목받아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전일 EMA 백신 개발 책임자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혈전증 사이의 인과 가능성을 언급했을 때도 SK바이오사이언스 주가는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자체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GBP510과 NBP2001 중 하나를 올해 3분기 안에 임상 3상에 진입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국내에 공급할 노바백스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노바백스로부터 해당 백신 기술을 이전받기도 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외에도 셀리드는 전일 종가보다 1만6700원(29.87%) 오른 7만2600원에, 진원생명과학은 1500원(12.20%) 상승한 1만3800원에, 유바이오로직스는 2450원(10.89%) 오른 2만4950원에, 제넥신은 4100원(4.44%) 상승한 9만6500원에 각각 마감됐다.
셀리드는 1회만 접종해도 코로나19 예방 효과를 내는 백신 후보 AdCLD-CoV19를 개발 중이다. 올해 8월까지 임상 2상을 마친 뒤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진원생명과학의 코로나19 백신 후보 GLS-5310는 현재 임상 1상 단계를 밟고 있다. 연말까지 임상 3상에 진입한다는 게 진원생명과학의 목표다.
유바이오로직스의 유코백-19은 다음주까지 임상 1상의 2차 접종을 마무리하고 다음달 말께 결과를 발표한 뒤 임상 2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 중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선 제넥신은 오는 7월 GX-19N의 임상 2a상 중간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MA는 7일(현지시간)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이 혈소판 감소를 동반하는 특이한 혈전 생성과 관련됐을 가능성을 인정했다. 다만 이 같은 혈전 생성은 매우 드문 사례라고 덧붙였다.
이에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을 보류하거나 접종 대상 조정에 나섰다.
한국의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지난 7일(한국시간) 백신 분야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고 만 60세 미만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한시적으로 보류했다. 또 이날부터 접종이 시작될 예정이던 특수학교 종사자, 유치원, 초중고교 대상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도 일시 연기하기로 했다. 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재개할
유럽 일부 국가들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대상을 조정하고 있다. 영국은 10~20대 이하 젊은 층에, 스페인은 60~65세 이외의 연령층에, 벨기에는 56세 미만에, 이탈리아는 60세 미만에 각각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한경우 매경닷컴 기자 cas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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