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은행연합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은행 점포(지점·출장소 포함)는 총 6405개로 전년 말(6709개)보다 304개 감소해 4.5% 줄었다. 지난해 신설 점포는 30개였고, 폐쇄 점포는 334개였다. 지난해 감소한 은행 점포 수는 2017년(312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감소한 은행 점포 수는 2017년 역대 최고점을 찍은 후 2018년 23개, 2019년 57개, 2020년 304개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감소한 은행 점포 현황을 강원도 등 9개 도와 서울, 부산 등 8개 특별·광역시별로 분석한 결과 17곳 모두에서 은행 점포가 감소했다. 17곳 중 은행 점포 감소율이 가장 큰 곳은 인천광역시였다. 인천의 은행 점포는 2019년 말 317개에서 작년 말 289개로 28개 줄어 8.8% 감소했다. 이어 대전광역시(176개→161개·-8.5%), 부산광역시(566개→524개·-7.2%) 순이었다. 인천·대전·부산 등 은행 점포 폐쇄 톱3는 광역시라는 공통점도 있지만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공통점이 있다. 2019년 기준 전국 17곳 시도 1인당 GRDP 평균이 3720만원인데, 인천·대전·부산은 각각 3042만원, 2836만원, 2740만원으로 평균보다 월등히 낮다. 부산의 1인당 GRDP는 17개 시도 중 끝에서 두 번째로 낮다.
A은행 관계자는 "점포 폐쇄 요인 중에는 지역 내 상권이나 경제성 변화가 중요한 요소"라며 "GRDP가 지역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임을 감안하면 상관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GRDP는 일정 기간, 일정 지역 내에서 새로 창출된 생산물의 합을 의미한다. 공장이나 기업이 밀집한 지역일수록 GRDP도 커지는 경향이 있다.
은행 점포 감소 지역을 톱5로 확대하면 울산광역시가 2019년 말 142개에서 작년 말 133개로 9개(6.3%) 줄어 4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서울특별시(2063개→1948개·-5.6%)가 이었다. 상위 5곳을 모두 특별·광역시가 차지한 것이다. 지난해 수도권과 광역시 등 대도시에서 감소된 점포는 251개로 전체(304개) 중 82.6%를 차지한다.
최병호 부산대 교수는 "광역시는 인구 밀집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보니 은행 점포가 줄어도 소비자 불편이 크지 않을 수 있고, 고령화율이 농촌 지역보다 낮아 디지털 금융의 접근이 원활해 점포 폐쇄가 많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은행 점포가 가장 덜 감소한 곳은 강원도로 지난해 2개(1.4%)가 폐쇄됐다.
감소율이 아닌 감소 수치만을 보면 서울이 115개로 가장 많았고 세종이 1개로 가장 적었다. 지난 한 해 동안 점포 수가 가장 많이 줄어든 은행은 KB국민은행이었다. 이 은행은 지난해 전국에서 79개 점포를 폐쇄했다.
[윤원섭 기자 / 김유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