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예탁결제원의 외화증권예탁결제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FNGU ETN(상장지수증권)의 국내 순매수액은 총 2억2538만달러(한화 약 2543억원)로 테슬라(2억3198만달러)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FNGU는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FANG+' 주가의 3배를 추종하는 ETN이다. FANG+ 지수가 1% 상승하면 3%의 수익이 나는 반면 1% 하락하면 3%의 손실이 나는 초고위험 상품이다.
지난달 FNGU의 기세가 무서웠다. 테슬라는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째 순매수 1위 종목 자리를 지켰지만 FNGU와의 격차는 660만달러(한화 74억원)에 불과했다. FNGU는 지난달 30일까지 3월 월간 순매수 1위 종목이었다가 마지막날인 31일에 테슬라에게 추월당했다.
FNGU 뿐만 아니라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ETN이 다수 상위권에 포진했다. 지난달 월간 순매수 4위는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3배를 추종하는 SOXL(순매수액 1억7960만달러)이, 8위는 나스닥100 지수의 3배를 추종하는 TQQQ(7305만달러), 9위는 미국 20년 만기 국채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TBT(7265만달러)였다.
이들 4개 레버리지 ETF·ETN의 총 매수액은 5억5070만달러(한화 6214억원)에 달한다. 서학개미들의 공격적인 투자 성향 때문에 레버리지 ETF가 종종 순매수 상위 종목에 등장하기도 했지만 이렇게 무더기로 순매수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1월에는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레버리지 ETF가 없었고, 2월에는 SOXL 한 종목만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리스크가 큰 레버리지 ETF·ETN으로 서학개미들의 자금이 몰려든 것은 지난달 테슬라가 한때 20% 가까이 주가가 하락하는 등 미국 기술주가 큰 폭의 조정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기술주의 손실을 단기간에 만회하려는 욕구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서학개미들은 기술주 투자의 대표주자격인 캐시 우드의 ARKK ETF도 2351만달러(한화 약 265억원) 순매도했다.
문제는 이들 레버리지 ETF들의 수익률이 매우 부진하다는 점이다.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지수의 2~3배를 추종하는 ETF들이 지수의 1배를 따라가는 ETF들의 수익률에 못 미치고 있다. 일반적으로 레버리지 ETF는 지수가 꾸준히 상승하거나 하락해야 수익이 난다. 급등과 급락이 반복되는 변동성 장세에서는 손실이 확대된다.
FANG+ 지수를 추종하는 FNGS의 지난 1개월 수익률은 -6.67%인 반면 FANG+ 3배를 추종하는 FNGU는 -22.10%를 기록 중이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kd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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