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4월 02일(15:01)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2호 블라인드펀드 청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한전선을 성공적으로 매각하며 두 건의 포트폴리오만 남겨두게 됐다. IMM PE는 지난 2019년 태림포장을 세아상역에 팔면서 3호 펀드 자금 회수에도 시동을 걸었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니케는 지난달 29일 보유 중인 대한전선 보통주 3억4259만주를 매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거래 상대방은 호반그룹의 계열사 '호반산업'이다. 매각 가격은 2518억원으로 확정됐다. 양 측이 대한전선의 주당 가치를 735원으로 추산한 것이다. (주)니케는 IMM PE가 대한전선 경영권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다.
IMM PE는 약 6년 만에 대한전선 투자자금을 회수하게 됐다. 지난 2015년 대한전선 지분 71.5%를 약 3000억원에 인수한 뒤 경영 정상화에 힘써 왔다. 크레디스스위스가 이번 매각 실무를 도왔다.
IMM PE는 이로써 2호 블라인드펀드 청산에 한 발짝 다가섰다. 지난 2012년 'IMM로즈골드2호'를 7556억원 규모로 조성한 지 약 10년 만에 자금회수(엑시트)를 목전에 두게 됐다. 2호 펀드의 만기는 금년까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IMM로즈골드2호에는 국민연금관리공단, 우정사업본부, 사학연금, 행정공제회 등 내로라하는 국내 기관들이 참여했다. 싱가포르 테마섹(Temasek)의 자펀드 파빌리온캐피탈(Pavilion Capital)도 출자자 중 하나였다.
IMM로즈골즈2호의 투자 대상은 모두 10개였다. 그 중 경영권 인수 건(바이아웃 딜)은 교보생명과 대한전선, 태림포장, 할리스커피, 현대LNG해운 등 다섯 개였다. 할리스커피는 지난해 KG그룹에, 대한전선은 이번에 호반그룹에 각각 매각했다. 교보생명과 현대LNG해운(옛 현대상선 LNG전용선 사업부) 지분 정리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교보생명의 경우 풋옵션(특정 가격에 팔 권리) 가격을 놓고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송사 중이라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국제상업회의소(ICC)의 중재 재판은 지난달 중순 진행됐다. 하지만 중재법정의 최종 결정이 오는 하반기 결정될 예정이라 시일이 더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나머지 투자처 중에선 제약, 바이오 비중이 높았다. 한독약품과 알보젠코리아, 제넥신 등에 소수지분을 투자했으며 자금 회수를 일찌감치 마쳤다. 포스코특수강 지분은 세아베스틸, 티브로드 투자는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으로 각각 엑시트했다.
사모펀드 관계자는 "교보생명 지분을 어떻게 정리하느냐가 로즈골드2호 청산에 중요한 관건"이라며 "신 회장과의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출자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펀드 만기를 연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IMM PE는 3호 블라인드펀드 '로즈골드3호'의 자금 회수도 시작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