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SK이노베이션은 전날에 비해 10.27% 오른 24만1500원에 마감했다. 두 달 전인 2월 1일 이후 최대 상승률이다. 주가가 급등한 가장 큰 요인은 장 직전에 알려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특허침해 소송 관련 예비결정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ITC는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분리막 특허권 침해 소송 건에 대해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예비결정을 내렸다. 지난 2월 LG에너지솔루션 승리로 끝난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달리 특허침해 소송 최종결정(11월 30일)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승리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한 양사 간 합의에서 그동안 일방적으로 밀렸던 SK이노베이션이 이전보다는 협상력이 높아진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은 3조원대 합의금을, SK이노베이션은 1조원 이하 합의금을 바라는 것으로 전해진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 ITC 영업비밀 침해 최종판결에서 패소한 이후 ITC 특허침해 소송에서 승소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과 영업비밀 침해에 관련한 합의 필요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지분 90% 보유)인 2차전지 분리막 업체 SKIET(에스케이아이이테크놀로지) 상장이 가시화한 것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SKIET 상장 시 SK이노베이션은 1조원 규모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구주 매출 비율을 볼 때 SKIET 상장 시 최대 수혜자는 SK이노베이션일 수밖에 없다"며 "회수한 자금은 공장 증설 등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SK이노베이션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받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57조원대 LG화학, 45조원대 삼성SDI와 비교해 22조원대 SK이노베이션은 기업가치가 상대적으로 싼 수준이란 설명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전기차 공급 확대 지원안을 포함한 2조달러 규모 인프라스트럭처 투자안을 발표한 것도 이날 2차전지주 동반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주정부와 기업에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며, 1740억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충전시설을 2030년까지 50만개 추가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전혜영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전통 인프라 업종에 수혜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배터리 대표주인 LG화학은 전날에 비해 1.74% 오른 81만9000원에, 삼성SDI는 1.06% 오른 66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배터리 부품 업체로도 온기가 퍼졌다. 엘앤에프(양극재) 4.08%, 에코프로비엠(양극재)
이날 상장한 4월 첫 신규 상장주인 2차전지 검사장비 업체 엔시스는 시초가(3만8000원)가 공모가(1만9000원)의 2배로 시작했지만 시초가에 비해 17.37% 내린 3만1400원에 마감했다.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