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금융계열사가 디지털 공동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생명·화재·카드·증권 등 금융계열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을 만들어 마이데이터 사업 등에 대비한다는 포석이다.
1일 삼성생명은 공시를 통해 공동시스템 구축과 운영 비용 분담을 위해 삼성카드에 142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도 같은 내용으로 173억원을 지원하기로 이사회에서 의결했다. 삼성카드와 삼성증권 등도 여기에 참여해 초기 구축 비용은 500억원 선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공동시스템 구축은 이달 시작된다. 계열사 중에서 삼성카드가 담당하기로 했다. 삼성카드가 빅데이터 관련 시스템 구축과 서비스 제공 등을 해온 점이 고려됐다.
삼성 금융계열사가 공동으로 디지털 시스템 구축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보험과 카드, 증권 등으로 사업 영역이 달랐던 데다 각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충분해 이러한 공동시스템 구축에 대한 수요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금융 환경이 빠르게 바뀌면서 금융소비자의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하자 4개 금융계열사 통합 서비스에 대한 니즈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오는 8월 마이데이터 사업이 출범하면 다양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상품과 서비스 출시가 더욱 가속
다만 그동안 마이데이터 사업을 준비해왔던 삼성카드는 대주주인 삼성생명이 금융감독원에서 중징계를 통보받은 상황이라 당분간 서비스 진출이 어렵다. 삼성 금융계열사는 현재 은행권 통합 서비스 형태와 핀테크 형태 등을 모두 염두에 두고 시스템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이승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