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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용한도가 신용카드 선택의 기준이라면 은행계열 카드보다는 기업계열 카드에 주목해 보는 것은 어떨까.
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 등 기업계열 카드사들이 신한카드, KB국민카드, 하나카드 등 은행계열보다 신용카드 이용한도 상향에 더 유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신용카드 이용한도는 각 카드사별로 신용평가모델, 연령과 직업, 소득, 자산 등에 따라 부여하기 때문에 카드사나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전통적으로 보수적 경향이 강한 은행계열보다는 기업계열이 좀 더 유연하게 적용하는 경향이 있다.
예컨대 지갑 속 메인카드로 은행계 신용카드를 사용해도 이용한도 측면에서는 주로 사용하는 신용카드가 아닌 기업계의 이용한도가 더 높을 수 있는 것이다.
실제 한 사례자 40대 A씨의 경우 월 평균 150만원을 사용하는 은행계열 신용카드보다 월 평균 20만원을 쓰는 기업계열 신용카드 한도가 더 높다. A씨는 "백화점에서 한 번에 1000만원 이상 신용카드 결제를 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며 "메인카드로 사용하는 은행계 신용카드는 한도가 나오지 않아 기업계 신용카드를 사용해 결제했다"고 말했다.
기업계열 카드사 관계자는 이용한도를 많이 부여하면 연체 가능성 등 신용위험이 증가하고 대손충당금도 많이 쌓아야 하지만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 데는 효과적이라며 "직업이나 소득 등이 확실하면 이용한도를 많이 준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사례자 60대 B씨의 경우 처음에는 소득 증명이 안돼 신규 신용카드 발급이 거절됐으나, 자산 현황을 확인 할 수 있는 서류 제출 후 이용한도 2000만원의 기업계 신용카드를 발급했다.
특히 후발 주자 카드사는 이런 경향이 더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발 주자의 경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야 하는데, 할인 혜택 등은 대부분 카드사가 큰 차이가 없는 반면 이용한도 측면에서는 차별화 전략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하나SK카드(현 하나카드), 롯데카드가 이용한도 상향에 유연하게 대응했던 이유도 이런 맥락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롯데카드의 시장 점유율은 9.34%으로 10년 전 5% 내외 수준에서 크게 올라섰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인은 회원 규모"라며 "마케팅 가능 회원의 확보가 사업의 규모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일정 규모 이상의 회원을 확보해야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카드사 후발 주자일수록 이용한도 상향 등 마케팅에 더 공격적일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영업확장 계획에 따라 이용한도 평가 기준을 조절한다"고 말했다
건당 결제금액이 큰 차량을 구입할 때 일시적으로 한도를 크게 상향하는 카드사도 대부분 기업계열이다. 건당 결제금액이 크면 모두 상환할 때까지 해당 신용카드를 계속 사용하는 '락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여기서 파생하는 이용을 더 늘릴 수도 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cap@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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