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의료보험료가 4월부터 인상될 예정인 가운데 자동차보험료도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쏠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손해율은 감소했지만 정비수가 등이 반영, 일정 부분의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2개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영업손익은 전년 1조6445억원 적자에서 3799억원 적자로 개선됐다.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더한 합산비율은 100%를 넘으면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는데 102.2%를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 등으로 사고율이 감소해 전년 110.7%보다 8.5%포인트 내려간 것이다.
올해도 낮은 합산비율이 지속돼 1월 99.4%, 2월 97.2%였다. 사고율은 지난 2018년 18.8%, 2019년 17.8%, 지난해 15.5%로 점차 떨어지는 추세다. 다만 교통사고로 인한 인적 손해보상 중 한방의료비 비중은 부쩍 늘었다.
지난해 인적 손해보상 관련 주요 보험금 항목 중 한방의료비에 지급된 금액은 총 8849억원으로 전년대비 1866억원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전체 자동차 사고율이 감소해 자동차보험의 영업손익이 1조 2000억원 개선됐다"면서 "하지만 한방의료비를 중심으로 보험금 지급이 늘어나면서 만성적 적자구조를 벗어나지 못했고, 정비수가 인상 요인도 남아있어 일정부분의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 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 자동차 정비업계는 정비요금 8.2% 인상을 요구하는 건의서를 국토교통부에 제출했다. 정비업계가 정비요금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관련 업계에선 정비요금이 8.2% 상승하면 보험사에 따라 자동차 보험료가 5~6%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서 MG손해보험은 최근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평균 2% 인상키로 했다. 또 롯데손해보험과 캐롯손해보험, 악사손해보험도 조만간 보험료 인상을 앞두고 있으며, 특히 캐롯손해보험은 5%대 인상안을 놓고 논의 중이다.
이번에 보험료를 인상키로 한 중소형사들은 상대적으로 손해율이 높았다. 특히, MG손해보험의 경우 107.7%로 가장 높았으며 롯데손해보험과 악사손해보험의 손해율도 90%를 뛰어 넘었다.
관건은 전체 자동차보험 시장에서 84.7%를 차지하는 대형 4사(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의 움직임이다. 이들 대형사의 손해율은 80% 중후반대로 비교적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대형사들도 최근 정비요금 인상 등이 본격화 하면서 보험료 인상 요인을 반영해야 할지, 감독당국의 눈치를 보는 형국이다.
복수의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의 만성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보험사들이 친환경페인트 공임 등 정비요금 인상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면서 "대형사들도 감독당국의 눈치를 보다가 보험료 인상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정영락 금융감독원 보험감독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ifyouar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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