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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0년 신탁업 영업 현황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61개 신탁사가 벌어들인 총 신탁보수(수수료)는 1조9446억원으로 전년보다 16.3%(3786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은행이 받은 신탁보수는 9263억원으로 전년(1조2832억원)보다 27.8%(3569억원) 줄었다. 보험사가 전년보다 20.3% 줄어든 185억원, 증권사가 15.7% 줄어든 1929억원을 번 것으로 조사됐다.
신탁보수가 줄어든 이유는 주로 판매하던 ELT 판매가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다. 은행 ELT 보수가 전년보다 60.1%(3742억원), 증권이 73.5%(178억원)나 각각 줄었다. ELT란 증권사가 발행한 주가연계증권(ELS)을 신탁에 담은 상품이다. 계약기간 중 기초자산 가격이 정해진 조건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수익이 난다. 은행들은 퇴직연금을 제외하고 전체 신탁 판매액의 10~20%를 ELT로 판매해 왔다.
은행들의 ELT 판매는 금융위원회 규제에 코로나19까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어려워졌다. 금융위는 2019년 국외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이후 은행권의 ELT 판매 총량 규제에 들어갔다. 은행은 2019년 11월 잔액 기준(약 40조원)에 맞춰 ELT를 판매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ELT를 팔고 싶어도 총량 규제로 팔 수가 없어 자연스럽게 줄어들었다"며 "여기에 코로나19까지 덮쳐 조기상환이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져 조기상환이 어려워지자 일부 은행들이 ELT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동학개미' 열풍에 투자자들이 직접투자를 선호하고, 금융사들은 고위험 상품 판매를 꺼리는 현상도 이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금리 인하에다 여러 금융사고를 거치면서 금융사들이 리스크 높은 상품 판매를 자제하고 있다"며 "고위험 상품일수록 수수료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보수가 줄어들었다"고 했다.
ELT가 크게 위축된 반면 연금과 부동산 신탁 규모는 늘어나면서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