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를 매수한 한 개인투자자의 후회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주가는 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한 이후 무려 30% 가까이 빠지면서 시초가 밑으로 내려앉았다. 상장 초기 주가 상승을 예상해 고점에서 주식을 매수한 개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29일 SK바이오사이언스는 전 거래일 대비 8500원(6.44%) 내린 12만3500원에 마감했다. 이는 상장 첫날 시초가인 13만원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주가는 지난 19일부터 7거래일 연속 하락해 고점 대비 26.9% 추락했다.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힌 SK바이오사이언스는 코스피 상장 첫날인 지난 18일 공모가 6만5000원의 2배인 13만원에 시초가를 형성한 뒤 개장 직후 상한가로 치솟는 따상에 성공했지만 이후 줄곧 내리막을 걷고 있다.
상장 이튿날 1%대 하락세를 보인 데 이어 22일에는 13% 넘게 급락했다. 이후에도 연일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시가총액도 4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상장 당일 13조원에 육박하던 시총은 29일 현재 9조4000억원대로 축소됐다.
고점에 물린 개미들은 죽을 맛이다. 공모주 청약에 참여해 공모가 6만5000원으로 주식을 받은 투자자는 여전히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상장 이후 매수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은 막대한 손실을 안고 있는 것이다.
공모 청약에 참여하지 못한 개인투자자들은 상장 첫날 SK바이오사이언스가 따상을 기록하자 추가 상승을 기대하고 대거 매수했다. 개인은 상장 첫날에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 298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데 이어 이튿날에도 1679억원을 사들였다. SK바이오사이언스를 고점에 매수해 들고 있는 개인 투자자가 많다는 점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매매 평균가를 보면 개인투자자들이 SK바이오사이언스를 매수한 평균 가격은 15만9931원이다. 주가가 이보다 높았던 때가 상장 첫날인 18일과 이튿날인 19일이 전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장 초기에 매수세가 쏠렸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외국인과 기관은 이틀간 1363억원, 430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판 물량을 개미들이 오롯이 받아낸 셈이다.
문제는 곧 시장에 의무보유확약 물량이 풀릴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SK바이오사이언스의 유통주식수는 889만7510주로 전체 주식의 12% 수준이다.
[김경택 매경닷컴 기자 kissmaycr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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