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언택트)이 대세가 됐지만 최근 들어 사람과의 접촉을 그리워하는 대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보험사에서 새로운 대면 영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실제 생명보험사에서는 보험설계사와 가입자가 직접 만나 계약을 체결하는 대면 영업 비중이 90% 이상일 정도로 절대적이다.
23일 삼성생명은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가 이끄는 소비트렌드분석센터와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센터와 협업해 앞으로 1년간 국내외 주요 트렌드를 파악하고 고객의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해 마케팅 전략에 반영할 계획이다.
협약의 첫 성과로 제시된 마케팅 전략은 '온(溫)택트'다. 김 교수는 "젊은 세대의 심리적 거리 두기인 언택트(Un-tact)가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에서 만남이 이뤄지는 온택트(On-tact)로 확장됐고 최근에는 사람 간 따뜻함을 전하는 온(溫)택트로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소통에 익숙해졌지만 사람들은 디지털의 온(On)보다 인간적인 따뜻함을 잃지 않는 온(溫)을 더욱 그리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온택트 트렌드 특징을 3가지로 꼽았다.
우선 기존 관계를 확장하기보다 내 주변에 집중하고, 특히 가족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디지털이 편리하기는 하지만 커져가는 사회적 고립감과 허전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반복적이거나 동일한 감정 표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화되면서 나만을 위한 맞춤에 호감을 보이는 고객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보험 업계도 온택트를 강화하고 나섰다. 삼성생명은 코로나19로 고객과의 만남이 줄어들자 문고리 택배 마케팅을 했다. 고객과 직접 만나지 못하는 대신 고객 집이나 사무실 문고리에 간단한 기념품과 보험제안서를 넣어 추후 만남을 기약하는 것이다. 문고리 택배를 받은 고객이 설계사에게 직접 전화해 감사를 표하고 만남을 약속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한다.
교보생명도 보험설계사를 위한 독자적인 브랜드를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대면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디지털을 활용한 영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감성적 터치를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바탕으로 교보생명은 새로운 보험설계사 브랜드로 '든든한 내 편 하나'를 정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새로운 FP 브랜드는 기술보다 사람을 중시하는 교보생명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것"이라며 "전통적인 대면 영업을 효율화하겠다"고 말했다. 대면영업 강화의 연장선으로 교보생명은 스마트 보장 분석 시스템
AIA생명도 지난해부터 꾸준히 대면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영업 최전선에서 고객과 직접 소통하는 설계사에게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승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