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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담보대출과 기타 대출을 포함한 은행권 가계대출은 6조7000억원 증가한 100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은행권의 월간 기준 가계대출이 10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첫 사례다.
문제는 국채 금리 상승 영향으로 가계대출 금리가 빠른 속도를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것.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중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연 2.83%로 전월대비 0.04%포인트 올라 5개월 연속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개인대출의 경우 금리가 1% 포인트만 올라도 대출이자는 11조8000억원 늘어난다. 가계대출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 역시 0.04%포인트 오른 연 2.63%로, 상승 폭이 지난 2019년 11월(0.09%) 이후 최대치였다.
시중은행, 대출 우대금리 폐지 잇따라
우리은행은 22일부터 우대금리를 적용하던 11개 신용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사실상 모두 폐지했다. 우대금리를 없애면 대출을 받는 입장에서는 부담해야 하는 이자 부담이 그 만큼 커진다. 해당 상품은 직장인우대 신용대출(WPL), 우리 전문가클럽, 가계통장대출, 우리 베스트론, 우리 메디클럽, 공공기관 임직원 우대대출, 우리 급여이체 신용대출, 개인택시 사장님대출, 우리 유학자금대출, WON 신용대출, 위비 직장인·공무원 모바일대출이다.
그동안 대출자들은 우대금리로 최저 0.3~0.6% 포인트의 이자 경감 혜택을 받았으나 이제는 할인없이 모든 부담을 떠안아야한다.
또 오는 25일부터는 '우리전세론'에 적용하던 우대금리를 기존 0.4%에서 0.2%로 낮춘다. 우리전세론은 지난해 10월 0.8%에서 0.4%로 내린 바 있다. 서울보증보험증권 담보대출의 우대금리 0.4% 항목도 삭제됐다.
앞서 농협은행도 지난 8일 주택담보대출의 첫 신규고객에게 적용하던 0.2% 우대금리 조항을 없앴다. 또 단기변동금리를 선택했을 시 적용한 우대금리도 0.2%에서 0.1%로 줄였다. 신한은행도 최근 주택담보대출, 부동산 대출, 전세자금대출의 우대금리를 0.2%포인트 낮췄다.
금리인상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1월말 기준 69.7%(잠정)로, 향후 이자부담이 더 가중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빚 돌려막는' 다중채무자 423만명…1만4000명 늘어
기존 빚을 새로 대출받아 빚으로 돌려막는 다중채무자의 대출금액이 518조원에 달했다. 한국은행 '2017∼2020년 다중채무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다중채무자는 423만6000명으로 대출금액은 51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다중채무자의 1인당 대출금액은 1억2219만원으로 2017년 보다 1361만원 늘었다.
다중채무는 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리는 것으로 보통 은행에서 대출이 안돼 이자가 비싼 2금융권(저축은행·카드사·캐피털)이나 3금융권(대부업체)에서 빌리는 경우가 많다.
다중채무자 중 상대적으로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30대 이하 젊은층 비중이 급증했다. 2020년 12월 말 기준 30대 이하 다중채무자 비중은 25.2%로 40대 32.7%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50대와 60대 이상은 각각 29.1%, 13.0%를 기록했다.
복수의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 유예 등이 종료되고 본격적인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경우 다중채무자가 가계부채 부실의 뇌관이 될 수 있다"면서 "정부에서 다중채무를 리스크 수준별로 세밀하게 분류해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채 3년물과 기준금리간 차이가 과거 10여 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평균치와 비교해 다소 높은 수준"이라면서 "가계대출 준거 금리인 코픽스가 단기금리 영향으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나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올라 금리인상으로 이어지면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채무부담이 가중될 수 있는 상황을 점검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중은행에서 한도를 가득 채운 투자자는 15~20%의 고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ifyouar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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