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학개미 투자 리포트 ◆
↑ 11일 서울 송파구 미래에셋대우 영업점에서 여성 고객들이 투자 상담을 위해 기다리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해 3~10월 개인투자자들의 투자를 분석한 결과 1억원 이상 투자한 사람 중 여성 투자자의 수익률이 24%로 남성 투자자 수익률(14%)보다 높았다. [한주형 기자] |
'부동산 투자는 여성이 대세'라는 속설에 이어 주식 투자에서도 여성 자산가가 남성을 앞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지난해 주식 투자에 뛰어든 이른바 '동학개미' 계좌와 수익률을 분석해 나타난 결과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최근 국내 4대 증권사에서 계좌를 개설한 투자자 22만7000명을 분석했다. 기존 투자자 13만7000명, 신규 투자자 9만명을 조사표본으로 삼았다.
증권사 4곳에서 지난해 3~10월 처음으로 가입한 투자자 비중은 73.4%였다. 전체 투자자 10명 가운데 7명은 기존 투자자와 다른 '동학개미'였던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증시가 'V자'로 반등하는 가운데 동학개미는 증시 상승세를 주도했다. 이 기간 중 대형주 순매수 가운데 59.8%, 중소형주 순매수 가운데 77.7%는 동학개미들이 차지했다
'스마트 개미'로 불리는 동학개미는 사실 매매를 더욱 활발하게 하는 적극 투자층이었다. 전체 개인투자자 가운데 80~90%는 20거래일 이내에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상훈 한국투자증권 GWM센터장은 "주식 보유 기간이 한 달 미만이라고 하면 짧은 편으로 볼 수 있다"면서 "스마트폰으로 주식 거래를 활발히 하고 수수료가 거의 없다 보니 매매가 예전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여성은 남성보다 우월한 투자 실력을 보여줬다. 김씨처럼 우량주를 매수해 장기간 보유하는 방식으로 쏠쏠한 수익을 거뒀다. 실제로 이번 조사 결과 전체 연령대 가운데 삼성전자를 보유한 비율은 모두 여성이 높았다. 이러한 경향은 투자자금 1억원 이상 자산가의 경우 더욱 확연히 드러났다.
투자자금 1억원 이상 여성은 이 기간 수익률이 24.2%에 달했지만, 남성은 14.4%에 그쳤다. 투자자금 3000만원 이하인 경우에도 남성은 지난해 3~10월 -1.3% 수익률을 보였지만 여성은 4.6%로 압도했다. 지난해 3~10월 코스피는 14.1% 상승했는데, 거래비용을 감안하면 투자자금 1억원 이상 여성만이 손해를 보지 않았다. 남성과 달리 여성은 우량주를 장기간 보유해 수익을 실현하는 투자 원칙을 잘 지켰던 것이다. 실제로 1억원 이상 투자자의 경우 남성은 거래비용 비중이 2.4%였지만 여성은 1.4%로 낮았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남성은 지나치게 정보를 많이 취득하려는 성향을 보인다"면서 "정보를 많이 취득할수록 주식을 매매하려는 욕구를 느끼게 된다"고 해석했다. 인터넷 블로그와 책은 물론 유튜브까지 탐색하면서 정보로 다른 투자자보다 우위를 점하려고 하다 보니 중소형주나 나쁜 주식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정 팀장은 "차트를 자주 쳐다볼수록 매매를 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개인적 경험으로 봤을 때 여성들은 상대적으로 실시간 주가 움직임에 덜 민감하다"고 덧붙였다.
신규 투자자는 기존 투자자들에 비해 시장 대표주식을 더 선호했다. 신규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카카오·네이버·셀트리온·현대차 등 각 업종을 대표하는 주식을 순매수 상위권
[김규식 기자 /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