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일반 청약 일정이 9일 개시됐다. 이날 오후 청약을 접수하는NH투자증권 명동WM선터 영업부가 분주하다. 2021.03.09.이충우기자 |
올해 첫 번째 대규모 기업공개(IPO)에 나선 SK바이오사이언스의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된 뒤 상한가를 기록)' 기대감에 주식 계좌 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투자자 몫의 공모주식 중 절반을 청약자들에게 균등하게 배분하는 균등배분 방식이 도입된 영향이다.
균등배분 방식은 일반 투자자 몫의 공모주 중 절반을 청약을 접수한 모든 사람에게 균등하게 배분하고, 나머지 절반은 이전처럼 청약 증거금 규모에 비례하도록 나눈다.
A씨 가족의 경우 각 계좌에 최소 청약 증거금 32만5000원씩 넣으면 모두 30주의 SK바이오사이언스 공모주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 이후 '따상상(21만9700원·상장 첫날 따상을 기록한 뒤 이튿날에 또 상한가로 상승)'을 기록하면 모두 464만1000원의 이익을 챙길 수 있다. 상장절차가 시작되기 전까지 장외시장에서 SK바이오사이언스 주식은 주당 20만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었다.
10일 SK바이오사이언스 IPO의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이 회사의 주식거래 계좌 수는 모두 60만2694개가 늘었다. 월별로는 지난 1월에 31만581개가, 2월엔 29만2113개가 각각 새로 개설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작년 12월 1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한 걸 감안하면 청약을 위해 NH투자증권에 계좌를 개설한 투자자가 상당수 포함됐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12월에도 NH투자증권의 주식 계좌 수는 20만1189개가 늘었다. 증가폭이 직전월(10만9865개)의 2배 가량이다.
대형 IPO를 앞두고 대표주관사의 계좌 개설이 급증한 건 균등배분 방식을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까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배분은 청약증거금 규모에 비례했지만, 이로 인한 부작용 때문에 일반 투자자 몫 공모주의 절반을 모든 청약자에게 균등배분하는 방식이 도입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청약에서는 최소 거래 단위 10주에 대한 공모금액 65만원의 절반인 32만5000원만 입금하면 한 주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NH투자증권 영업점 관계자는 "지난달 초 이후 SK바이오사이언스 청약에 참여하겠다고 말하며 계좌를 개설하는 투자자가 많았다"면서 "미성년 가족의 계좌까지 개설하면서 한 사람이 2~4개의 계좌를 개설하는가 하면, 일가족이 한 번에 개설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의 청약이 과열되면서 계좌를 개설하고 최소 청약증거금을 넣고도 공모주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나올 예정이다. 배정 물량이 적은 삼성증권의 경우 전날 청약 계좌 수가 22만57건인데
가장 많은 물량이 있는 NH투자증권은 균등배정물량 106만1438주에 전날 청약계좌수 34만1634건으로 아직은 여유가 있지만, 이날 청약 상황에 따라 청약 계좌수가 균등배정물량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한경우 매경닷컴 기자 case@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