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포스코는 전일대비 1.40%(4500원) 떨어진 31만7000원에 장을 마쳤다. 장 초반 4% 이상 오르다 검찰 고발 소식에 5% 이상 떨어지는 등 변동성이 큰 하루였다. 포스코는 지난주 동안 13.5% 오르면서 약세장 속에서 굳건하게 버텼다. 춘절(春節) 이후 중국 철강 가격이 다시 상승하고 국내서도 주요 전방산업의 수요 회복에 힘입어 열연, 냉연을 비롯한 판재류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등 국내외 시황 강세 덕분이다. 철강 수요 회복에 따라 실적 전망치도 상향 조정됐다. 그러나 달리던 회사 앞에 임직원 미공개 정보 투기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는 급제동이 걸린 셈이다.
이날 오전 참여연대와 금속노조·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등 단체는 최정우 회장 등 포스코 임직원 64명은 지난해 3월 자사 주식을 무더기로 사들인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회사가 자사주 매입이라는 증시 호재성 공시 결정을 앞두고 미공개정보를 활용한 주식 투자했다는 의혹이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전모 포스코 부사장이 지난해 3월12일 포스코 주식 1000주를 매입한 것을 시작해 다음날에는 임모 포스코 재무실장 300주를 매수했다. 이어 같은 달 17일 최정우 회장 615주, 18일 장인화 사장 500주 등 지난해 3월31일까지 64명의 임직원이 자사 주식을 매수했다. 한 달 뒤인 4월10일 포스코는 이사회를 열고 1년간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
참여연대는 "전 부사장은 포스코의 전략기획본부장을 맡고있고, 임 실장은 자사주 매입 사건의 실무를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64명의 임원이 특정 시기에 조직적으로 자사 주식을 매수했을 뿐만 아니라, 매수 수량 또한 마치 사전 공모한 것처럼 100~300주 내외로 유사한바 사전에 동일한 정보를 전달 받았다고 봄이 상식에 부합하다"고 주장했다.
다만 포스코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주가가 급락해 책임경영 의지를 시장에 보여주기 위해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주식을 매입한 것"이라며 "임원들의 주식매입 시점에서 자사주 매입에 대한 구체적인 의사결정은 전혀 이루어진 바 없고 당시 매입한 주식을 현재까지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실제 지난해 1조원 규모 자사주 매입 발표가 나자 주가는 급등했다. 최 회장이 매수한 시점인 3월 중순 15만원대였던 주가는 발표 직후 19만원을 터치하면서 26% 이상 뛰었다.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면 수익률은 111.33%에 달한다.
개인 투자자 사이에서는 부동산뿐 아니라 주식시장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부당 이득 적폐를 찾아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진다. 한 투자자는 "호재성 공시를 앞두고 미공개 정보를 취득한 일부 세력들의 움직임이 공공연한 사실"이라면서 "개발정보를 미리 알고 부동산을 사 모은 의
반면 "포스코 사태의 경우 주가가 떨어질 때 임직원이 나서서 주가를 부양하는 수단으로 자사주를 매입한 것을 두고 비난할 수는 없다"며 "당시 차익실현을 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김규리 매경닷컴 기자 wizkim61@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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