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글로벌 핀테크에 대한 벤처캐피털(VC) 투자가 상반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 KPMG(회장 빌 토마스)가 8일 발간한 보고서(Pulse of Fintech H2 2020)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핀테크 기업에 대한 VC 투자는 423억 달러로 역대 두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결제 솔루션과 비대면 은행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수요와 기업의 디지털 전환 필요성이 늘면서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양극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북미와 유럽에서는 활발한 VC투자가 일어났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투자는 급감했다.
지난해 하반기 미국 주식거래 플랫폼인 로빈후드가 13억 달러의 VC 투자를 유치했고 스웨덴 클라라(6억5000만 달러), 영국 레볼루트(5억8000만 달러), 미국 차임(5억3000만 달러) 등도 대규모의 VC 투자를 유치했다. 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핀테크 투자는 총 116억 달러로 집계돼 2014년 이후 6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으로 동남아를 중심으로 한 이미징 마켓에서 초기단계 기업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이같은 분위기가 올해 변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규모 지급결제 기업들이 글로벌 영역을 확대하고자 대규모 인수합병(M&A) 거래에 나서면서 지난해 주춤했던 이머징 마켓에서도 VC 투자 관심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비금융서비스에 금융서비스가 통합되는 '임베디드 금융' 및 서비스형 뱅킹 분야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테크 분야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이상, 창업한 지 10년 이하인 비상장 스타트업)들이 성공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완수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다수의 핀테크 유니콘 기업들의 IPO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전세계적으로 디지털 원장(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개인 간 거래를 네트워크상 모든 컴퓨터에 저장하는 기술)의 진화와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면서 가상자산이 주류로 부상할 가능성도 높다고 분석했다.
삼정KPMG 핀테크 리더인 조재박 전무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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