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美 국채금리발 증시 충격 ◆
미국 장기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충격이 아시아 증시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아시아 증시를 떠받친 달러 약세 현상이 잦아들면서 주식 등 위험 자산을 외국인투자자들이 매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4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용인하겠다고 발언하면서 전 세계 증시가 공포에 휩싸인 분위기다.
가장 먼저 반응한 자산은 국고채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오전 2%를 돌파했다. 국고채 금리가 2%대로 올라선 것은 2019년 3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전일 대비 2bp(1bp=0.01%포인트) 올라 1.992%를 기록했다. 전날 미국 장기 금리가 급등하자 국내 자산을 매도하려는 심리가 확산되면서 국내 장기채 가격이 떨어진 것이다.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 반대로 금리는 상승한다.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도 대량으로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3734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투자가 또한 이날 804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는데, 이 결과 장 초반 코스피는 3000 밑으로 급락하기도 했다. 전날 2조원어치 이상 순매수했던 개인이 이날에도 1조1931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를 방어했다.
무엇보다 이날 한국 증시에서는 네이버(-3.58%), 삼성바이오로직스(-3.88%), 카카오(-2.28%) 등 성장주가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네이버 등 성장주 주가가 급락한 배경에는 이처럼 한국 장기 금리 또한 상승세로 접어들었다는 관측에 기인한 바가 크다. 김명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올해 상반기 국고채를 5조~7조원가량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규모나 시기 면에서 시장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장 초반 하락세로 시작한 아시아 증시는 리커창 중국 총리의 성장률 6% 이상 목표 발언이 나온 후 낙폭이 축소되며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날 일본 도쿄증시에서 닛케이225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3%(65.79 포인트) 하락한 2만8864.32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닛케이225 지수는 1.97% 하락한 채 오전 장을 마감했으나 오후 들어 낙폭이 줄었다. 일본은행의 상장지수펀드(ETF) 매입에 대한 기대가 맞물린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이날 "ETF 매입을 탄력
같은 날 중국 증시는 하락장과 상승장을 반복하는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장중 1.33%까지 하락한 상하이종합지수는 0.04% 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이날 대만 자취엔 지수와 호주 ASX200 지수는 각각 0.32%, 0.74% 빠졌다.
[김규식 기자 / 김덕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