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기자회견을 한 이후 추가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전체 땅 중 약 5.5%(7000평)를 살펴봤는데 아직 파악하지 못한 땅도 평수로만 따지면 비슷한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 폭로 기자회견을 한 서성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변호사는 4일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여전히 제보를 모으고 있고, 현재로서는 정부 조사를 지켜볼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인근 공인중개사들 역시 최근 의혹을 투기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광명시흥지구는 2015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됐다. 특별관리지역 운영 기간은 최대 10년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특별관리지역 지정과 재지정 가능성에 대한 주민 반감이 매우 심했다"며 "재지정이 사실상 불가능하니 특별관리지역 지정 기간 내에 대규모 개발이나 공급이 이뤄진다는 걸 예측했다고 해도 누가 대출까지 받아 땅을 사겠느냐"고 말했다.
시흥 지역은 재개발 속도가 좀처럼 나지 않아 2015년부터 환지 방식 개발을 추진해왔다. 이 같은 계획이 3기 신도시 지정으로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까지 불거지자 반감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한 주민은 "땅을 관리하는 사람을 본 적도 없다. 나무 몇 그루 심은 다음 보상금을 챙겨가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여러 명이 공동으로 땅을 샀다는 점 역시 투기 가능성을 높이는 부분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전답을 여러 명이 대출받아 샀다는 건 정보를 미리 알지 않고서는 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과림동 일대가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를 앞두고 거래가 급증했다는 점 역시 '투기설'에 힘을 실어주는 부분이다.
4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지난 1월까지 과림동 토지 거래는 지난해 8·4 대책 직전 3개월(2020년 5~8월)에 167건, 지난 2·4 대책 발표 직전 3개월(2020년 11월~2021년 1월)에 30건 이뤄졌다. 이 기간을 제외하면 토지 거래 건수는 7개월간 16건에 불과하다.
8·4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해 8월에는 2건에 머물며 전달 48건 대비 거래 건수가 급감했다. 김 의원은 "대책 발표 직전 투자가 쏠릴 수 있지만 추세가 극단적"이라며 "단순한 기대감만으로 거래 폭증이 가능한지 의문이다. 공공정보 유출 또는 공유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 시흥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달 새 2.57% 뛰었다. 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첫째주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01%포인트 줄어든 0.24%를 기록한 가운데 시흥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7%포인트 오른 0.71%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부가 지난달 24일 2·4 주택 공급 대책의 후속 조치로 경기도 광명시흥에 7만가구 규모 신도시를 건설한다고 밝힌 후 일주일도 안 돼 아파트값이 0.71%나 오른 것이다. 시흥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0.7%를 넘어선 것은 작년 3월(0.80%) 이후 약 1년 만에 처음이다.
인근 광명 정비사업이 활발해지면서 시흥 아파트값이 덩달아 오르던 중 3기 신도시 지정 발표가 집값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광명시흥을 6번째 3기 신도시로 분류해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광명시흥지구는 용지 면적이 여의도의 4.3배인 1271만㎡에 이른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신규 택지 지정에 따른 지역 개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인근 광명에 비해 집값이 저렴해 가격 차이(gap) 메우기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시흥시 대야동 '시흥은계우미린레이크'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12월 6억2000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지난 1월 6억9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이 아파트 전용 84㎡ 호가는 현재 8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시흥시 능곡동 '우남퍼스트빌2차' 전용 84㎡도 작년 12월 5억1300만원에 거래되던 게 지난달에는 5억9200만원에 매매계약을 맺었다. 현재 호가는 6억8000만원에 올라와 있다.
한편 서울 아
[권한울 기자 / 정석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