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2월 법원경매가 진행된 서울 아파트 45건 중 36건이 낙찰돼 낙찰률이 80%를 기록했다. 이는 법원경매로 나온 서울 아파트의 월간 역대 최고 낙찰률이다. 종전 최고치는 2018년 10월에 기록한 79.5%였다.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작년 12월 52.8%, 올해 1월 75%에 이어 지난달 처음으로 80%를 찍었다. 오명원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매수심리가 높은 가운데 일반 매매시장에서 수급이 정상적으로 안 되다 보니 일반 실수요자들이 경매시장으로 향했다"며 "평균 응찰자 수가 꾸준히 증가하는 건 새로 유입되는 실수요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평균 응찰자는 지난해 11월 5.8명, 12월 9.2명, 올해 1월 10.8명, 지난달 11.7명으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낙찰률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통상 40∼50%인 수도권 아파트 낙찰률은 작년 10월 52.5%, 11월 59.3%, 12월 67.6%, 올해 1월 74.3%, 2월 74.7%로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인천 연수구 동춘동 동남아파트 전용 52.14㎡는 지난달 5일 1억6100만원(1층·낙찰가율 89%)에 낙찰됐다. 당시 법원경매 응찰자는 38명에 달했다.
강한 실수요세는 미분양 아파트가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지난 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1만7130가구로 전월(1만9005가구)보다 9.9%(1875가구) 감소했다. 1년 전 4만3268가구에 비하면 60.4% 줄었다. 2000년 관련 통계를 관리하기 시작한 이후 최소 수준이다.
문제는 이런 실수요를 받아줄 만한 물량이 없다는 점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3월 입주물량은 1만9800가구인데, 지난달보다 40.2% 감소한 수치다. 당장 이달뿐만 아니라 2~3년 뒤 공급물량마저 부족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월 서울의 주택 인허가 실적은 2695가구로 전년 동월보다 21.1% 감소했다. 2019년 9월(2661가구)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1월 기준으로는 2010년(1237가구) 이후 11년 만에 가장 적다.
정부가 2·4 부동산 대책을 통해 2025년까지 서울 32만3000가구를 포함해 전국에 83만6000가구를 공급한다고 밝혔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2025년까지 주택을 공급할 '용지'를 확보한다는 것이지 주택을
김학렬 스마트튜브 연구소장은 "당장 몇 년간 정부가 공급 측면에서 쓸 수 있는 수단이 없다"며 "현재 시장에 물량이 나올 수 있도록 양도소득세 중과 한시 인하 등의 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