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일대비 75.11포인트(2.45%) 떨어진 2994.98에 장을 마쳤다. 이날 0.49포인트(0.02%) 오른 3070.58로 시작해 오전 한때 3100선을 넘보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2993.46까지 떨어지는 등 낙폭을 키웠다. 종가기준 3000포인트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9일(2976.21) 이후 16거래일 만이다.
이날 개인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5592억원 순매수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물량을 소화하기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외국인의 경우 지난 17일 부터 6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면서 2조6972억원어치 물량을 쏟아냈다.
최근 수급 악화에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따른 변동성 공포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양적 완화 정책 유지 기조 발언에도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모양새다. 일반적으로 국채 금리가 오르면 손쉬운 자금 대출에 의존하던 회사들이 타격을 받고 이에 따라 기업가치가 훼손될 수 있어 주식 투자 매력도 감소한다. 여기에 홍콩거래소가 주식 거래 인지세(거래세)를 0.1%에서 0.13%로 인상할 것이라는 소식이 아시아 증시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강세였던 지난해 연말 이후 주식시장은 경기 개선 기대감을 바탕으로 재정정책의 긍정적 효과에 주로 집중했다"면서 "현재는 추가 경기부양책에 따른 국채 공급 부담, 백신 보급에 따른 경기 개선 기대감, 기저효과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 등이 맞물리며 채권 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데 시장의 관심은 금리 상승에 따른 연준의 긴축 시기가 앞당겨질 가능성이나 금리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리스크 등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변수가 글로벌 금융시장 강세론에 균열을 가했다"면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1.3%를 넘어서며 글로벌 금융시장은 물가, 금리 상승에 민감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금리라는 변수 자체가 당분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연구원은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 증시는 물가·금리 레벨 변화에 적응하는 국면이 나타나면서 글로벌 증시 대비 단기 과열, 밸류에이션 부담이 남아있는 코스피의 상대적 부진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가총액 상위 그룹도 직격타를 맞았다. SK이노베이션이 6% 이상 떨어졌고, NAVER, 셀트리온, 기아차, 현대모비스, LG전자 또한 4% 이상 하락하는 등 시총 15위권 내 대형주들이 일제히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가 주류 업종이 급락하자 낙폭을 확대했는데 이러한 중국 증시의 약세가 국내 증시 전반에 걸쳐 매물 출회 욕구를 자극하는 형국"이라며 "외국인의 순매도 물량이 확대되면서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규리 매경닷컴 기자 wizkim61@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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