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르게 상승하던 한국 증시가 이달 들어 미국, 중국, 일본 등 선진국 증시보다 상승률이 둔화된 탓이다. 이에 따라 한국 시장에서 공모주는 물론 미국 공모주,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비트코인 등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19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일평균 거래 대금은 19조45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26조4778억원이었는데 평균 28.07% 급감했다. 주식을 매수하려는 대기 자금 또한 감소 추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월말 기준으로 투자자 예탁금은 68조172억원이었는데, 지난 18일 66조915억원으로 줄었다. 최근 국내 증시가 주요국 대비 소강상태를 보이자 이른바 '동학개미(국내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열풍이 다소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달 들어 4.42% 올랐는데 미국 나스닥지수(6.15%)·다우지수(5.04%)는 물론 일본 닛케이225(8.51%), 중국 상하이종합지수(6.12%)보다도 상승률이 낮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개인은 삼성전자를 3조1832억원어치 사들이며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삼성전자 매수 열풍은 여전한 셈인데, 지난해 연간 개인은 1조1460억원을 배당으로 수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04% 증가한 것이다. 삼성전자 뒤를 이어 이달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기아와 현대모비스였다. 전기자동차 시장 진출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결과다.
주목되는 것은 공모주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대형주가 주춤한 사이 개인이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하고 있는 결과로 해석된다. 이달 들어 개인은 피비파마를 2893억원어치 사들이며 네 번째로 많이 순매수했다. 피비파마는 지난 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2015년 설립한 싱가포르 소재 제약사로 바이오시밀러와 항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2일 상장한 솔루엠 또한 1386억원어치 순매수했는데, 상위 10위에 올라 주목을 끌었다.
특히 서학개미 사이에선 공모주, 스팩, 비트코인 등 다양한 자산으로 구성된 ETF가 각광받고 있다. 쿠팡 상장으로 미국 기업공개(IPO) 시장 전반에 대해 서학개미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미국 IPO ETF로는 르네상스 IPO ETF(IPO), 퍼스트 트러스트 US 에퀴티 오퍼튜니티스 ETF(FPX) 등이 있다. 두 ETF는 지난해 숙박 공유 업체인 에어비앤비 공모에도 참여한 바 있다. 에어비앤비는 작년 12월 상장을 통해 35억달러를 조달하면서 연 최대 규모 IPO를 기록했다. ETF 포트폴리오 내 에어비앤비 비중은 각각 2.31%, 0.59% 수준이다.
스팩을 향한 서학개미의 관심도 뜨겁다. 스팩은 다른 기업과 합병할 목적만으로 상장된 페이퍼컴퍼니다. 지난해 미국에서는 수소 트럭 업체 니콜라와 배터리 제조사 퀀텀스케이프, 우주 관광 업체 버진갤럭틱 등이 스팩과 합병해 증시에 입성했다. 무엇보다 최근 국내외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팩은 처칠 캐피털 IV(CCIV)다. CCIV는 테슬라 대항마로 꼽히는 루시드 모터스와 합병설이 계속 나오며 공모가 10달러의 6배에 가까운 58.05달러(19일 종가 기준)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CCIV는 서학개미의 2월 매수 상위 5위 종목에 해당한다. 하지만 개별 스팩에 대한 직접 투자는 합병 실패 시 손실 위험이 크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ETF 투자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현재 국내에 상장된 스팩 관련 ETF는 없고, 미국에는 지난해 9월 스팩 ETF 시대를 연 SPAK와 가장 규모가 큰 SPCX, 지난달 상장한 SPXZ 등 세 가지 종류의 ETF가 투자 대상으로 꼽힌다. SPAK는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형이며 SPCX는 80% 이상 합병 전 스팩으로만 구성되며 종목을 수시로 교체하는 액티브 ETF다. SPXZ는 스팩 33%, 스팩과 합병한 기업 66%로 구성된다.
비트코인 투자 열기도 뜨겁지만 전 세계적으로 거래가 가능한 비트코인 시세 추종 ETF는 캐나다 토론토 증시에
[김규식 기자 /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