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학개미 투자주의보 ◆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한국의 서학개미들이 변동성이 큰 종목에 속속 뛰어들면서 투자 리스크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소위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 알파벳·아마존)로 불리는 대형 기술주를 선호해온 서학개미들은 올해 들어 변동폭이 큰 미국 중소형 급등주와 중국 기술주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70~80%대의 급락세를 경험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해외 주식 톱10 중 테슬라, 애플, 아마존을 제외하고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알파벳, 엔비디아 등 7개 종목이 자리를 내줬다. 그 빈자리를 게임스톱, 이항, AMC 등이 새로 채웠다. 올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해외 주식은 1위 테슬라(36억2200만달러)에 이어 게임스톱, 애플, 처칠캐피털IV, 이항, 바이두, AMC 등의 순이다.
특히 게임스톱과 AMC 등은 미국 온라인커뮤니티 레딧과 유튜브 등 국내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인기를 끌었지만 '공매도 세력과의 전쟁터'가 되면서 급등락을 거듭한 종목이다. 미국 비디오게임 소매업체 게임스톱은 최고가를 찍었던 지난달 27일(347.51달러) 대비 86.78% 급락했다.
달라진 서학개미 투자패턴
작년 애플·아마존·구글 등
美 대형 빅테크기업에 투자
올해는 게임스톱·AMC 등
급등주 올라타며 대박 노려
주가 널뛰어 투자손실 속출
전문가 "변동성 큰 종목 유의"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급부상한 '서학개미'들의 투자 지형도가 올해 들어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애플·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구글·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 주식을 주로 투자해온 서학개미들은 수익률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종목에 손을 뻗치는 모습이다.
최근 서학개미들의 매수세가 몰린 종목들 주가는 두 달도 안되는 기간 동안 고점 대비 30~90%대의 큰 낙폭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행을 따라 단기 투자하는 이른바 '모멘텀 투자'가 손실을 키울 수 있는 만큼 보다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올해 1월부터 이달 18일까지 서학개미들의 해외 주식 상위 10개 종목을 살펴보니 미국 공매도 사태의 한복판에 있었던 미국 비디오게임 소매 업체 게임스톱, 미 최대 극장 체인 AMC를 비롯해 중국 드론 업체 이항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게임스톱은 올해 초 대비 주가가 최대 10.15배, 이항은 최대 5.84배, 게임스톱은 최대 20.15배 오르기도 했지만 현재로서는 하락세를 보일 만큼 변동성이 큰 종목이다. 옆에서 보기에도 아찔한 '롤러코스터' 주가 급등락은 모멘텀 투자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모멘텀 투자는 이미 주가가 뛰고 있는 강세 종목을 집중 매수하는 투자 쏠림에 가세해 단기 추가 상승을 이끌어내는 투자법을 말한다. 매수하겠다는 투자자들이 앞다퉈 몰릴수록 해당 종목은 시장 주목을 끌고, 주목을 끌수록 매수세가 더 불어나 초강세를 이어가는 결과가 나온다는 점에서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다수 소비자들이 유행을 따라 앞다퉈 상품·서비스를 구매하는 현상)'와 유사한 면이 있다.
특히 이런 투자 쏠림은 기업 펀더멘털 분석과 무관하게 유명인사의 말 한마디를 따라 움직인다는 점에서 투기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테슬라·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투자 큰손' 차마트 팔리하피티야, 인기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를 이끄는 아크인베스트의 캐시 우드 CEO를 대표적인 '모멘텀 투자 메시아'로 꼽았다. 이들의 말 한마디가 개인투자자들의 매매를 결정한다는 이유에서다.
머스크 테슬라 CEO는 최근 '공매도와의 전쟁' 중에 게임스톱 관련 설전에 가세한 데 이어 가상화폐 '도지코인' 띄우기에 나섰다. 머스크 CEO가 트위터에 메신저 앱 '시그널'을 언급한 다음날에는 이름만 같은 회사 주가가 장외시장에서 6350% 폭등했다. 또한 도지코인과 비트코인을 언급하면 해당 가상화폐 시세가 사상 최고치를 달리기도 했다. 그가 사회연결망 '클럽하우스'를 쓰면 클럽하우스 사용자가 급증해 서비스가 마비되면서 회사에 투자금이 몰려드는 식이다.
또 다른 '모멘텀 투자 메시아'로 꼽히는 'SPAC 투자 큰손' 팔리하피티야도 비슷한 경우다. 그는 지난 12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누구도 가치투자자 워런 버핏의 말은 듣지 않을 것"이라면서 "인터넷이 정보를 민주화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기업 공개 정보와 재무·경영 데이터에 똑같이 접근할 수 있으며 게임스톱이나 AMC엔터테인먼트 같은 특정 기업 주가가 오른 것은 개인투자자들이 월가를 견제하는 힘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게임스톱 콜옵션 대량매수'로 공매도와의 전쟁에 참전했던 억만장자 투자자 팔리하피티야는 지난달 26일 오전 10시 32분(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게임스톱 콜옵션을 샀다고 외쳤는데 시장 데이터 업체 DTN 정보에 따르면 1분여 만에 게임스톱 주식 거래량이 4배로 늘면서 주가가 9.6% 급등했고 다음날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 주식 토론방뿐 아니라 한국에서 '돈나무 선생님'으로 불리는 우드 CEO도 유명인사다. 그는 매일 아크 ETF의 매매 일지를 공유하는데 개인투자자들이 해당 일지를 보고 추종 매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7일 우드 CEO는 뉴욕 증시 장중 CNBC 인터뷰를 통해 "우리 펀드매니저가 테슬라 주식을 계속 사들이고 있으며 테슬라는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