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MM 인테그랄호가 항만에서 컨테이너를 선적하고 있다. [사진 제공 = HMM] |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MM은 전일 대비 250원(1.63%) 하락한 1만5100원에, 팬오션은 220원(4.47%) 오른 5140원에, 대한해운은 65원(1.92%) 하락한 3325원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종가와 비교하면 HMM은 10.62%가, 팬오션은 12.97%가 각각 올랐다.
올해 해운 시황 호조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선사의 실적은 작년부터 호조를 보여왔다. HMM은 작년 연결 기준 매출 6조4133억원, 영업이익 9808억원의 실적을 기록하며 10년만에 연간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됐다. 작년 4분기만 떼 놓고 보면 매출 2조65억원, 영업이익 5670억원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들은 물동량 감소를 전망하며 선복(컨테이너를 실을 선박 내 공간)을 줄였지만, 생각보다 물동량이 덜 줄면서 운임이 급등한 덕에 호실적을 거뒀다.
특히 4분기는 해운업계의 계절적 비수기로 꼽히지만, 작년에는 연말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와 중국 춘절을 대비한 밀어내기 수출 물동량이 늘면서 운임이 급등했다고 HMM은 설명했다. 실제 컨테이너 해상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작년 3분기 평균 1209포인트에서 4분기 평균 1872포인트로 올랐다. 올해 들어서도 SCFI의 강세는 이어지면서 지난 12일 2825.75까지 치솟았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컨테이너 해상) 운임이 고점을 찍은 것(Peak-Out)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예상보다 지속력이 강하다"며 "(HMM의) 실적 체력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짐에 따른 주가 레벨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HMM의 실적 발표 이후 대신증권(2만4000원)과 유진투자증권(1만8500원)이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지난달에는 KTB투자증권이 HMM의 목표주가를 2만원으로 올렸고, 신한금융투자는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만7000원을 새롭게 제시했다.
벌크선사의 실적에서는 이익이 증권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팬오션은 작년 4분기 연결 기준 매출 6205억원, 영업이익 602억원, 당기순손실 13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증권가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건화물 선박 손상 차손 656억원을 반영하면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는 선박 10척에 대해 5900만달러 가량의 자산 손상차손을 인식했다"며 "(벌크선사) 운영선대의 자산손상은 (확정마진이 보장돼) 영업상 손실을 보지 않는 구조를 가진 (벌크선) 해운사의 순자산가치를 줄이는 유일한 이벤트다. 향후 5년간 예측되는 선박의 영업현금창출능력과 해당 선박의 장부가격 사이에 괴리가 생겼다고 판단할 경우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선대의 자산손상차손 인식은 향후 수익성을 향상시킨다. 매출원가로 인식하는 감가상각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2016년 팬오션이 선대의 손상차손을 인식한 뒤, 이듬해인 2017년 밸류에이션이 오히려 상승했다고 엄 연구원은 전했다.
대부분의 증권사는 올해 벌크선 운임의 강세를 점쳤다. 엄경아 연구원은 "올해는 드라이벌크선박과 하물의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작년 컨테이너 운임이 추세 상승한 것과 유사한 모습을 벌크 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벌크선 운임 지표인 발틱운임
이에 전날 팬오션이 실적을 발표한 뒤 대신증권(6600원), 유진투자증권(6000원), 신영증권(7000원) 등이 목표주가를 올렸다.
[한경우 매경닷컴 기자 case@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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