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매수심리 역대 최고…2·4대책에도 아파트 '사자'

정부가 지난 4일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하며 전국에 84만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수도권 아파트 매수심리가 사그라들기는커녕 오히려 더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8일 조사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18.8을 기록해 부동산원이 이 조사를 시작한 2012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주(118.2)보다 0.6포인트 상승했다. 전국의 매매수급지수 역시 115.0으로 역대 최고로 조사됐다.
이 지수는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의미한다. 100에 가까우면 수요와 공급 비중이 비슷하다는 것을 뜻한다.
수도권에서는 경기도가 124.9를 기록하며 조사 이후 최고 수치를 기록했고, 인천은 110.7을 기록하며 전주(113.0)보다 소폭 내렸다.
경기는 재작년 정부가 12·16 대책으로 고가 아파트에 대한 대출을 조이자 서울의 매매 수요가 경기로 넘어가며 재작년 12월에 100을 넘겼다. 2017년 8월 이후 2년4개월 만이었다. 이후에도 경기는 지난해 6·17 대책과 7·10 대책을 통해 과열 지역에 대한 규제가 가해졌으나 100 이상을 유지했고, 작년 10월 첫째 주(107.4)부터 지난주까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도 경기도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서울은 111.9로, 지난해 8·4 공급 대책 발표 직전인 7월 13일(113.1) 이후 7개월여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2·4 대책 영향으로 그동안 상승폭이 높던 일부 지역은 관망세로 돌아서며 아파트값 상승폭이 축소됐지만,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매수세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저가 아파트에 대한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경기도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수도권 아파트값은 3주 연속 매주 0.33%씩 올라 3주 만에 1% 가까이 상승했다.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이 0.33%를 기록한 것은 통계를 작성한 이후 8년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아파트 매수심리는 비수도권에서도 높았다. 지난주 부산(112.4), 대전(116.5), 대구(122.2), 광주(104.1), 울산(108.4) 등 광역시와 충남(114.1), 충북(109.5), 경남(105.0), 경북(109.7), 전남(103.6), 전북(100.0) 등도 모두 100 이상을 기록했다.
[권한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