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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SK이노베이션은 전 거래일(10일)과 비교해 4.22% 하락한 28만4000원에 마감했다. LG화학은 3.12% 오른 99만원에 장을 마쳤다. 양사 간 소송전에서 한발 비켜 있는 삼성SDI는 2.81% 오른 80만5000원에 거래가 종료됐다. 장중 SK이노베이션은 10%가량 하락하기도 하고, LG화학은 5% 상승하기도 했으나 각각 등락폭을 줄이며 거래가 마감됐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장 시작 전 공시를 통해 양사 간 소송과 관련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결정 내용을 공개하며 "미국 내 배터리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앞으로 남은 소송 및 제반 절차를 통해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양사 간 합의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도 소송에서 패소한 SK이노베이션의 미국 배터리 사업과 관련해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상했던 결과지만 향후 합의금 규모에 따라 재무 및 신용등급 변동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전망"이라며 "합의가 지연된다면 SK이노베이션의 재무 부담 증가와 수주 약화로 사업적으로는 부정적 영향이 확대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 배터리공장 건설 계획을 맞추기 위해서는 연간 4조원가량 자본지출(CAPEX)이 필요한 데다 정유 부문 실적 부진 속에 부채 비율이 150%에 달하는 상황에서 LG화학 측이 요구하는 3조원 내외 합의금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말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30.7% 줄었고, 2조568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양사 간 합의 가능성이 커지면서 소송 관련 불확실성이 오히려 낮아지며 주가 하락 시 매수 기회란 의견도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결정을 통해 양사 간 합의를 위한 협상이 본격화할 전망"이라며 "SK이노베이션에 대해 일부 투자자들의 우려가 있을 수 있으나, 이는 단기적인 우려일 뿐 중장기 사업의 영속성에 대한 우려는 제한적으로, 올해 자회사 상장, 기존 사업 매각 등으로 유입될 현금으로 합의안 도출이 가능할 전망이기 때문에 주가 조정 시 매수 기회로 삼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소송전에서 승소한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 LG화학은 이번 결과가 주가에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 간 합의 시 합의금이 유입돼 긍정적일 수 있으나 LG화학의 현 기업가치(70조원) 중 상당 부분이 배터리 부문 자회사인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로 평가받는 상황에서 올해 하반기로 예정된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시 기업가치가 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현대차의 전기차 코나 화재 사고 원인이 LG화학의 배터리 결함 때문인 것으로 결론날 경우 충당금 비용을 반영해야 할 상황에 놓여 관련 이슈가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삼성SDI는 배터리 3사 중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투자 형태를 보여 투자 이슈가 주가 상승에 동력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의 연간 배터리 생산량은 2019년 각각 22GWh, 5GWh로 차이가 컸으나 2022년에는 각각 65GWh, 63GWh로 거의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산업에서 CATL과 LG화학의 치열한 1위 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SK그룹의 강력한 2차전지 점유율 확대는 중요한 변수"라며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더 적극적인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증권사의 목표주가 추정치는 SK이노베이션 32만2200원, LG화학 1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