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을 신청하면서 해외 증시 입성이 한국 기업들의 새로운 자본조달 수단으로 떠오를지에 관심이 모인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뉴욕 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할 경우 국내 기업들의 해외 기업공개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외 증시 상장에 관심을 갖는 국내 기업이 늘고 있다. 대부분은 해외에서 사업을 영위하려는 기업들이 현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상장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그동안 거의 없다시피 했던 해외 증시 상장 문의가 최근 1년간 증가한 느낌이 든다"며 "대부분 순수 자금 조달 목적이 아니라 현지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하려는 기업들 문의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싱가포르 증시 입성을 추진한 한 중소기업 관계자도 "현지 시장에서 제품에 대한 반응이 좋아 투자자들이 해외 상장을 먼저 권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이 같은 관심이 현실화한 것은 아니다. 국내 법인이 해외 증시에 상장한 사례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일회계법인이 지난해 하반기에 발간한 '2020 해외 IPO 안내'에 따르면 2000년대 총 15건이 이뤄졌을 정도로 비교적 활발했으나 2010년대 이후로는 9건으로 감소했다. 최근 2년간은 한 곳도 상장한 사례가 없다.
쿠팡 상장으로 이 같은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외 스타트업들을 상장시키기 위한 글로벌 자본시장 노력이 이어지고 해외 기업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져서다. 미국시장은 지난해 9월 실리콘밸리에 스타트업 전용 증권거래소인 '장기증권거래소'를 설치해 상장 관련 비용을 줄이고 장기 실적에 집중할 수 있는 규정을 정
중국도 최근 중국판 나스닥인 '커촹반'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개방하고 자본시장 개혁을 확대하고 있다. 싱가포르, 홍콩 증시도 차등의결권(창업자나 최고경영자가 보유한 주식에 보통주보다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을 허용해 창업주가 상장 후 지분 희석 우려를 덜 수 있는 유인을 제공한다.
[강인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