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숨을 고른 인수합병(M&A) 업계에 큰 장이 들어선다. 요기요, 잡코리아, W컨셉, SK루브리컨츠(소수 지분) 등 화제 매물의 매각 작업이 잇따라 본궤도에 진입하는 것이다. 일련의 인수전에 응찰하는 기업 수와 거래 가격 등에 따라 올해 M&A 시장의 분위기를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관련 업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 요기요, 법률자문 태평양 선정하고 매각에 속도
![요기요는 1조~2조원의 거래가가 예상된다. 요기요 광고 모델 유노윤호가 배달용 오토바이 헬맷을 들고 있다. [사진 제공 = 요기요]](//img.mbn.co.kr/newmbn/white.PNG) |
↑ 요기요는 1조~2조원의 거래가가 예상된다. 요기요 광고 모델 유노윤호가 배달용 오토바이 헬맷을 들고 있다. [사진 제공 = 요기요] |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딜리버리히어로(DH)는 DH코리아(요기요 운영사) 매각을 위해 매각주관사로 모건스탠리를, 법률자문사로 태평양을 선정했다. DH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요기요 매각 시정명령 관련 의결서를 수령함에 따라 매각 작업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배달의민족에 이어 국내 2위 배달 앱(애플리케이션)인 요기요는 1조~2조원의 매각가가 거론되고 있으며, 인수 후보로는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대기업, 네이버·카카오를 비롯한 정보기술(IT) 업체가 언급된다.
◆ W컨셉 새 주인 이달 중 나올까
![W컨셉이 지난 2019년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진행한 첫 오프라인 행사 전경. [사진 제공 = W컨셉]](//img.mbn.co.kr/newmbn/white.PNG) |
↑ W컨셉이 지난 2019년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진행한 첫 오프라인 행사 전경. [사진 제공 = W컨셉] |
W컨셉은 설 연휴 이후 경영권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나선다. 이르면 월말께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지을 계획이다. 이커머스 사업을 펼치는 대기업들이 대거 입찰 참여를 검토 중이다. 롯데쇼핑(롯데온)을 비롯해 이마트(쓱닷컴), 11번가(SKT), CJ(씨제이몰) 등이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W컨셉은 국내에서 여성 특화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유일한 회사로 평가받는다. 차별화된 상품과 기획력을 내세워 1위 점유율(약 32%)를 지켜 왔다.
◆ 대한전선,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 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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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전선 초고압케이블이 당진공장에서 출하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대한전선은 초고압케이블 위주 고수익 제품 수주에 따라 지난해 51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1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 제공 = 대한전선] |
국내 2위 전선업체 대한전선은 조만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크레디트스위스(CS)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진행한 대한전선 인수 예비입찰에는 10곳 안팎의 기업이 뛰어들었다고 알려졌다. CS는 이중 국내외 전략적투자자(SI)를 위주로 숏리스트(적격 인수 후보)를 추린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 대상은 IMM PE가 보유한 대한전선 지분 50%와 채권단 몫 17% 중 일부이며 거래가로는 5000억~8000억원이 예상된다.
◆ 韓링크드인 꿈꾸는 잡코리아, 22일 본입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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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잡코리아가 최근 국내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80%의 응답자는 2021년 채용시장이 지난해 비교해서 위축되거나 비슷할 것으로 내다봤다. 잡코리아는 구인구직과 관련한 다양한 서비스로 온라인 채용 플랫폼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 제공 = 잡코리아] |
한국의 링크드인을 꿈꾸는 잡코리아는 오는 22일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매각 대상은 PEF 운용사 H&Q가 지닌 잡코리아 지분 100%다. 숏리스트에는 CVC캐피탈파트너스, TPG아시아, TA어소시에이츠,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한화자산운용, MBK파트너스 등이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예비입찰에 호주 구인구직 플랫폼 SEEK이 PEF 운용사 한 곳과 손을 잡고 뛰어든 것으로 알려져 본입찰 완주 여부가 주목된다. IB 업계관계자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구인·구직시장에서 온라인 플랫폼 영향력이 더욱 강해졌음을 감안해 7000억~1조원의 매각가를 관측한다.
◆ SK루브리컨츠 26일 본입찰 진행
![SK루브리컨츠가 판매 중인 `지크(ZIC)` [사진 제공 = SK루브리컨츠]](//img.mbn.co.kr/newmbn/white.PNG) |
↑ SK루브리컨츠가 판매 중인 `지크(ZIC)` [사진 제공 = SK루브리컨츠] |
SK루브리컨츠는 오는 26일 소수 지분을 매각하기 위해 본입찰에 나선다. 숏리스트에 포함된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와 한국투자파트너스, IMM PE 등은 인수 타당성을 검토 중이다. 이번 거래 대상은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SK루브리컨츠 지분 50% 미만이다. 매각 측은 약 2조원 안팎(지분 49% 기준)의 가격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 후보군들은 SK 측이 기업공개(IPO) 확약 등의 자금회수 방안을 명문화해주길 희망하고 있다. 경영권이 포함되지 않은 소수 지분 거래지만 성장성이 높은 산업이 아니라 그로쓰캐피탈 관점으로 투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매물 속속 출현하며 시장 기대감↑
이밖에도 매각가 3조~5조원이 거론되는 이베이코리아가 최근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했으며, LG전자MC사업부는 M&A 시장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에서는 매물이 속속 출현하며 M&A 시장이 달궈지는 분위기를 반김과 동시에 시중에 풀린 유동성 영향으로 경매가 과열될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 IB업계 관계자는 "풍부한 실탄을 보유한 PEF운용사와 대기업이 출혈 경쟁으로 거래가격을 지나치게 높일 수 있다"며 "한편, 과잉 유동성의 영향으로 시가총액이 급등한 기업은 거래가에 대한 매각 측과 원매자의 시각을 좁히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창영 기자 /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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