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94% 떨어져 3091.24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19조3122억원에 그쳤는데, 이는 지난달 코스피가 과열 양상으로 치달았던 때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44조4338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로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외국인투자자가 올해 들어 8일까지 5조2683억원, 기관투자가가 18조6013억원어치 팔아치우면서 대거 차익실현에 나서자 다소 증시가 진정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코스닥지수 또한 전 거래일보다 0.69% 떨어져 960.78로 마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지난달 정점에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면서 "소폭으로 매도 압력이 우위에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변수가 증시 수급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 추세를 보이는 것이 우려를 더하고 있다. 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1.188%를 기록했다. 이 결과 미국 금리 수준을 나타내는 장단기 금리차는 0.1%포인트를 넘어서고 있는 상태다. 미국 장단기 금리차는 주로 10년물 국채와 2년물 국채 금리차로 산출하는데, 경기 전망이 호전되면 장단기 금리차가 벌어진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장단기 금리차는 2017년 수준으로 회귀했다"고 밝혔다.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 추세로 접어들면 보통 경기가 회복되는 신호로 받아들여지지만, 지나치게 빠르게 오를 경우 기업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한다고 시장은 판단한다. 이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미국 장단기 금리차가 0.05~0.1%포인트 안에서 상승할 때 영업이익률이 떨어지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는다"면서도 "0.1%포인트 이상 벌어지면 코스피 수익률은 확연히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 장단기 금리차가 0.2~0.25%포인트 이상으로 벌어지면 코스피 수익률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떨어지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장기금리가 지금처럼 빠르게 상승하면 경기 회복 속도보다 비용이 빠르게 늘어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발 긴축 우려 또한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점도 시장이 우려하고 있다. 신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중국은 춘제 연휴를 앞두고 유동성을 풍부하게 공급했지만 지난달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회수하면서 긴축 우려가 터져나왔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코로나19 사태에서 빠르게 벗어나고 있다고 판단해 유동성을 거둬들이면 중국과 무역 비중이 높은 한국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다만 미·중 리스크로 코스피가 급락세로 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중국 정부가 단기간 긴축으로 돌아서지 않겠다고 공언하면서 '건전한 조정'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달까지는 조정이 지속되고, 이후 물가와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소화되면서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 센터장은 "작년 3월부터 올해까지 주가가 상승 추세였는데 이 와중에도 두세 번 의미 있는 하락이 있었다"면서 "첫 번째 조정 기간은 한 달도 채 안 걸렸지만 두 번째 조정은 두 달
[김규식 기자 / 신유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