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법원 경매시장에서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집값 상승과 전세 품귀 현상으로 인해 수요자들이 경매시장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일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월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07.5%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7년 1월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총 감정가가 825억 9140만원으로 집계된 가운데 총 낙찰가로 약 888억 924만원을 기록하면서 지난 해 10월 이후 4개월 연속 100%를 웃돌았다.
낙찰률(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과 평균 응찰자수도 증가세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해 12월말부터 법원 경매 진행 건수가 크게 줄어들었음에도 수요자들 관심은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인다.
2020년 12월과 지난 달 수도권 아파트 법원경매 진행 건수는 각각 179건, 296건이다. 2020년 월평균 533건을 두 달 연속 밑도는 수치다.
반면 지난달 낙찰률은 74.3%를 기록하며 지난 해 11월과 12월 각각 59.3%, 67.6%를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상승했다. 평균 응찰자수도 지난 해 9월 6명에서 꾸준히 증가해 지난 달 9.7명을 기록했다.
법원 경매를 통해 아파트를 낙찰받아도 기존 부동산 시장과 동일한 규제를 받음에도 법원 경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그만큼 기존 부동산 시장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21일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응찰자(61명)가 몰린 경기도 동두천시 부영아파트 9단지 전용면적 85㎡의 경우 2억 1170만원(낙찰가율 113%)에 낙찰됐다. 부동산 시장에서 같은 면적 아파트가 1억 7500만원, 2억 1000만원(2020년 12월)에 거래된 것과
오명원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평균 응찰자 수가 계속 증가하고 낙찰가와 매매가 차이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것은 법원 경매 시장에 실수요층이 유입되기 때문"이라며 "집값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매물 품귀 현상도 심해지면서 경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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