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히트 소속 방탄소년단(BTS). [사진 제공 = 빅히트] |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빅히트는 전일 대비 1만5000원(6.90%) 오른 23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11% 이상 뛰면서 24만원을 돌파, 연중 최고가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빅히트가 상장했던 당시와 맞먹는 가격이다.
앞서 빅히트는 작년 10월 코스피 상장 직후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며 한동안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장중 14만1000원까지 떨어지면서 공모가(13만5000원)를 위협하기도 했다.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3000 포인트를 돌파한 1월 들어서도 좀처럼 반등에 실패했다.
이후 1월 중순부터 기관 중심의 매수세가 유입되며 가파르게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기관은 올 들어 빅히트의 주식 1001억원을 사들이며 순매수 3위를 기록했다. 이에 작년 말 16만원에 불과했던 주가도 한달여만에 45% 넘게 급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인 7.8%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엔터 업계를 뒤흔드는 광폭 행보를 나타내면서 매수세가 몰렸다는 평이다. 빅히트는 지난달 27일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로 음원·음반 유통과 상품 기획(MD)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YG PLUS의 지분 17.92%(700억원)를 취득했고, 네이버로부터 팬 커뮤니티 서비스 플랫폼 브이라이브(V-LIVE) 사업을 2000억원에 양수했다고 공시했다.
아울러 글로벌 팬 플랫폼 위버스(Weverse)를 운영하는 자회사 위버스 컴퍼니(사명변경 전 비엔엑스)에 대해 네이버의 투자금 3548억원(지분 49%)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이른바 빅히트-네이버-YG 간 'K팝 동맹'이 완성된 것이다. 일련의 행보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팬 커뮤니티 플랫폼으로서 위버스의 사세를 확장하고, 독보적인 위치에 올려놓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실제 빅히트의 핵심 성장동력 중 하나인 위버스는 앞서 초대형 글로벌 레코드사 UMG(유니버셜 뮤직 그룹) 소속 해외 아티스트 4개 팀과 입점 계약을 체결했다. 빅히트는 기업공개(IPO) 당시부터 밝혔던 글로벌 아티스트의 입점을 통해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과 위버스 플랫폼의 가치를 키우겠다는 계획을 실행 중이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히트는 네이버와 협력해 양사의 위버스와 브이라이브의 사용자, 콘텐츠, 서비스 등을 통합한 새로운 글로벌 팬 커뮤니티 플랫폼을 만들 예정"이라며 "이후 빅히트가 최대주주로 사업을 주도하고, 네이버는 기술 역량에 주력해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또 "YG PLUS에 대한 빅히트 투자 건 역시 위버스를 통해 YG의 글로벌 팬덤 비즈니스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이외 엔터 제반 여러가지 사업을 협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YG PLUS의 아티스트 글로벌 멤버십 관련 사업은 위버스를 통해 전개되며, YG PLUS는 빅히트의 음반·음원 유통 및 MD 사업을 담당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MSCI 한국 지수 신규 편입 기대감도 주가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MSCI 지수에 편입될 경우 지수를 추종하는 글로벌 패시브 자금이 유입돼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MSCI는 오는 10일 2월 분기 리뷰 발표를 앞두고 있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빅히트가 이번 MSCI 한국 지수에 추가될 가능성은 40%"라며 "분기 리뷰의 엄격한 기준 하에서 빅히트가 유동 시가총액 기준을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다만 빅히트의 MSCI 한국 지수 편입은 시간 문제라고 평가했다. 현재 빅히트는 8조원대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고, 시가총액 순위로는 30위권이다.
곽성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빅히트의 2월 분기 리뷰 편입 확률은 당장은 높지 않다"면서도 "다만 5월에는 지수에 편입될 확률이 높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경택 매경닷컴 기자 kissmaycr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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