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첫 거래일인 1일 코스피는 하락세로 출발했지만 장중 상승폭이 커지면서 직전 거래일보다 2.70% 높은 3056.53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개인투자자가 7825억원어치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각각 1319억원과 6892억원어치 순매수에 나서 상승세를 이끌었다. 코스닥지수 역시 개인투자자 순매도(5216억원)에도 외국인(3669억원)과 기관(1729억원)이 순매수에 나서면서 3.04% 오른 956.92에 장을 마쳤다. 이날 외국인 코스닥 역대 순매수 규모는 2위(1위는 지난해 6월 16일 4306억원)를 기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과 기관이 1조원 미만 순매수세만 보여도 코스피가 빠르게 반등하는 양상인데 이는 개인투자자들이 꾸준한 매수세로 받쳐준 결과"라면서 "다만 반도체와 인터넷 부문 주요 기업들 주가 반등세가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았고,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오늘 반등만으로 조정장이 끝났다고 확신하기 어려운 만큼 개인투자자들로서는 분할 매수로 대응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1.22%, 카카오는 0.11% 올랐고 LG화학(3.60%) 등 배터리주와 현대건설(8.07%) 등 건설주와 기아(9.09%) 등의 주가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건설주와 관련해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37배인데 건설 업종 PBR는 1.09배로 시장 대비 30% 할인된 상태여서 40% 주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언급했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투기 억제에서 공급 확대로 선회하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면서 투자 기대감도 따라붙는다. 지난달 다수 증권사는 대형 건설사인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GS건설, 삼성물산, HDC현대산업개발 등의 목표주가를 20% 정도씩 높였다. 기아는 사상 최대 실적 기대감이 따라붙었다.
다만 한국 증시 상승세는 이날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오른 것의 연장선상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980억위안(약 16조9393억원) 규모 유동성을 시중에 풀면서 1일 오전 하락세로 출발한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장중 상승세를 키워 직전 거래일보다 0.64% 올랐고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1.55% 오르며 장을 마감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인민은행이 이날 만기가 돌아온 800억위안 규모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중 20억위안어치만 매입했는데, 이 같은 공개시장 조작을 통해 나머지 780억위안어치 시중 유동성이 인민은행으로 흡수된 것이 '유동성 회수' 시그널로 받아들여지면서 아시아 증시가 동반 하락한 바 있다.
한편 중국 인민은행과 더불어 지난주 주요국 증시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은 미국 '게임스톱 숏스퀴즈 사태'와 관련해 월가는 그럼에도 올해 뉴욕 증시가 상승장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예상을 내고 있다. 지난주 말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투자 메모를 통해 "시장에 더 많은 고통이 찾아올 가능성은 있지만 숏스퀴즈 여파가 더 널리 파급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현재 증시에 거품이 끼었는지에 대해서는 시장 전문가들 의견이 엇갈린다. 전 세계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ARK의 캐서린 우드 최고경영자(CEO)는 거품론을 일축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CNBC 인터뷰에서 "지금 주가는 거품(버블)이 아니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