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01월 26일(16:22)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SK루브리컨츠 소수지분(마이너리티) 인수전이 예상 밖으로 뜨거워지고 있다. 적격인수후보군(숏리스트)에 포함된 기업들의 완주 의지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SK루브리컨츠가 10년 가까이 시도해왔던 투자유치 작업이 성공리에 끝날 지 주목된다.
인수금융 관계자는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가 루브리컨츠 입찰에 들어왔단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끝까지 볼지는 모르겠지만 뜨뜻미지근한 딜의 분위기를 상당히 달아오르게 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는 전 세계 대체투자 시장에서 활약 중인 운용사로 1990년 설립됐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운용자산 규모(AUM)은 4330억달러(약 480조원)에 달한다. 이 중 프라이빗에쿼티부문의 비중은 약 8.5%(370억달러·약 41조원) 정도다. 한국 딜의 경우 최아람 이사가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 이사는 펜실베이니아대학교를 졸업한 뒤 JP모건체이스, 홍콩 홀드패스트캐피탈을 거쳤다. 2010년부터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PE부문에서 활약 중이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는 국내에서 거래를 종결한 이력이 없다. 하지만 수 년 전부터 조 단위 매물을 계속해서 검토해 왔다. 두산공작기계를 비롯해 LS오토모티브, 연합자산관리(유암코), 현대증권(현 KB증권) 등의 인수를 저울질한 바 있다.
시장 관계자는 "아폴로가 가장 열심히 보고 있는 후보군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라며 "자금력이 충분하고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도 비교적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의 참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투자파트너스는 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옛 이큐파트너스) 등과 함께 한국금융지주 소속이다. 벤처캐피탈(VC) 시장에선 비상장 바이오 기업의 밸류에이션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만큼 업계의 '큰 형님'과 다름없다고 평가 받는다.
사모투자(PE) 부문은 비교적 존재감을 차근차근 키워온 편이다. 2015년 결성한 블라인드 펀드로 신발도매 업체 '씨엔케이무역', 운송 플랫폼 '카카오모빌리티', 백화점·아웃렛 '이랜드리테일', 반도체 장비업체 '에스엔텍' 등에 투자한 바 있다. 카카오를 제외하면 대기업 그룹사에 투자한 이력이 없다. 내부적으로 SK루브리컨츠 투자를 발판 삼아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분위기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한국투자파트너스 PE부문의 모든 인력이 SK루브리컨츠 딜에 투입됐다 봐도 무방할 것"이라며 "숏리스트에 합류한 국내 PEF 중에선 가장 인수 의지가 강력한 편이 아닐까 싶다"고 평가했다.
IMM프라이빗에쿼티는 자사의 크레딧펀드를 내세워 입찰에 뛰어들었다. 작년 말부터 자회사 'IMM크레딧솔루션(이하 ICS)' 설립을 추진 중인 만큼 마수걸이 투자를 단행해야하는 상황이다. 지난 2019년 박찬우 부사장이 ICS 대표 직책으로 옮겨 관련된 실무를 챙기고 있다. 현재 ICS는 SK텔레콤에서 물적분할한 티맵모빌리티 투자유치 참여도 검토 중이다.
이번 매각 대상은 SK이노베이션이 보유한 SK루브리컨츠 지분 50% 미만이다. 매각 측 희망 가격은 2조원 안팎(지분 49% 기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 후보군들은 SK 측이 기업공개(IPO) 확약 등 자금회수 방안을 명문화해주길 희망하고 있다. 경영권이 포함되지 않은 소수 지분 거래지만 성장성이 높은 산업이 아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수차례 상장과 매각을 추진하다 무산됐기 때문에 잠재 후보군은 '우선 배당' 받는 구조를 선호하는 분위기"라며 "SK 측이 이들에게 엑시트 조건을 어떻게 보장하느냐에 따라 거래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