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취업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으면서 20대 청년들이 빚의 굴레에 허덕이고 있다. 학자금이나 생활비를 빌린 뒤 갚지 못해 개인워크아웃 절차를 밟는 20대가 전년 대비 11%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코로나발 경제 악화로 '약한 고리'인 일용직 근로자의 워크아웃 건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복위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워크아웃이 확정된 20대 청년은 작년(8568명)보다 11.6% 늘어난 9566명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증가율로 보면 2018년(0.3%), 2019년(5%)에는 한 자릿수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갑자기 10%대로 뛰었다. 개인워크아웃은 빚을 갚기 어려운 대출자를 위해 채무 감면과 상환 기간 연장 등으로 빚 상환을 돕는 제도다.
특히 지난해 20대 이상 개인워크아웃 확정자 증가율이 높았던 이유는 코로나19로 기업들이 취업 문을 걸어 잠근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2월 및 연간 고용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14만6000명 줄어 외환위기 때인 1998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 기업들이 코로나19로 거의 채용을 안 했고 20대들이 어쩔 수 없이 불안정한 일로 경제생활을 시작하면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복위 관계자는 "20대는 보통 구직 활동이 길어지면서 학자금과 생활비 대출 때문에 워크아웃을 신청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는 일자리가 불안정한 일용직 근로자와 무직자 등 서민을 특히 파고들었다. 지난해 개인워크아웃 확정자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은 직업군은 일용직 근로자로, 1년 만에 13.1% 증가한 4만1927명을 기록했다. 무직자 확정자도 2018년 5854명, 2019년 7615명, 지난해 8514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로 힘들어진 자영업자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아르바이트 등 일용직 근로자 고용을 줄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워크아웃을 진행하는 급여소득자도 2018년 2만1827명에서 2019년 2만3794명, 지난해 2만4346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자영업자 개인워크아웃 확정자는 지난해 오히려 감소세로 돌아
[이새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